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유구한 역사와 문화 가지고 있어"
내년 빠른 시일내 시 주석 방한 공식 초청
◆…중국 순방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오전 서울 성남공항에서 공군 1회기 편으로 출국했다. 출국전 모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일중 3국 정상회의차 중국 북경을 방문, 인민대회당 1층 동대청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한중 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진 점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 번 중국에 왔는데 올 때마다 상전벽해와 같은 중국의 발전상에 놀란다"며 "'중국의 꿈(中國夢)'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시 주석님의 리더십과 중국 국민들의 성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올해는 신(新)중국 건국 70주년이고, 한국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 깊은 해로 양국 모두 지난 역사를 돌아보며 새로운 시대를 다짐하는 해였다"며 "지난 10월 '건국 70주년 기념행사'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 행사들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 축하드리며 한국의 독립사적지 보존·관리에 관심을 갖고 힘써 주신 시 주석님과 중국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거듭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들이 있었다"며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꿈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시)주석님과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되었다.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 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최근 대미 강경발언을 앞세운 북한에 중재 역할을 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는 맹자(孟子)의 말은 인용한 뒤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며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시 주석 방한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문 대통령의 제8차 중한일 정상회의 참석과 두 번째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며 "이번 방문은 중한관계가 발전하고 중한일 3국의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한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서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양자 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 안전,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켜서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문)대통령님과 함께 양자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여 북한과의 관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회의에는 중국측에서 추궈홍 주한대사,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양제츠 정치국위원 겸 중앙외사업무위원회 판공실 주임, 왕이 대외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중산 상무부장, 뤄자오후이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했다.
우리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장하성 주중국 대사,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김건 외교부 차관보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함께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성남공항을 출발한 문 대통령은 북경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도착해 바로 인민대회당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 인민해방군 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회담 장소인 동대청 로비에서 시 주석과 악수 후 기념촬영을 한 후 회담장에 입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