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논란 "신입생 배정 거부시 임시이사 파견"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으로 당-청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무의원 제청권을 갖고 있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대통령 인사권으로 이렇게 사전에 찬반이 이뤄진 적이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총리는 5일 오후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고 인사 청문회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자질을 검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런 제도(인사청문회)가 있기 때문에 거기서 검증해서 도저히 안되겠다 여부를 국회의원들과 국민들이 판단하면 될 것"이라며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리는 "(유 의원이)코드인사라고 하는데 장관은 국정철학을 잘 이행할 수 있는 시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하기에 코드가 잘 맞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그 다음으로 능력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 의원의 인사가 '차기 대권구도를 생각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총리는 "정치에 관해 사람들의 상상력은 풍부하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해양수산부 장관을 시킬 때 대통령 후보를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듯 이는 상상력이 최고조로 발휘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총리는 "솔직하게 말하면 유 의원이 독일에 유학가서 사회문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고, 보좌관 시절부터 예산문제 많이 다뤄왔고, 국민연금에도 해박해서 발탁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황우석 서울대 교수 사태로 정부 책임론이 일고 있는 것에 관해, "이 부분은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과학기술분야는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워 정부도 한계가 있었다"며 "정부는 학계의 평가나 연구진도를 엄밀하게 관리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관리 잘했다면 이렇게 안됐을텐데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서울대 조사가 나오면 무엇을 잘못 관리했고, 잘못 판단했는지 감사원이나 과기부를 통해 관리책임 조사를 시켜 거기에 맞는 문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총리는 사학법 논란으로 사립학교들이 신입생 배정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학교재단이 학생모집이나 배정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 총리는 "(신입생 배정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임시이사를 파견할 것"이라며 "임시이사는 교육법상 학사 행정이 학생들의 교육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운영이 안되고 혼란스러울 때 시·도 교육감이 파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사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리는, "역대정부에서 못했지만 현 정부는 큰 마음 먹고 법인세를 2%P 내렸고 노사관계도 안정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 총리는 또 강신호 전경련 회장의 '정경유착이 안돼 특혜가 없어져 투자를 신중하게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인용해, "이 말은 좋은 인력과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투자할 자신이 없는 말"이라며 "외화보유고가 많으니까 원화가 강세인데 그만큼 투자를 안하기 때문이고 인력과 기술, 경영능력이 덜 개선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 이 총리는, "정치적으로 욕먹더라도 다루고 가는 것이 국가를 끌고 가는 정직한 자세"라며 "대통령에게 대통령과 총리가 욕먹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건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은 손석희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김호기 연세대 교수, 유인경 뉴스메이커 편집장,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