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이익보다 피라미드 조직 위해 높은 수당 지급
판매인(ABO)의 할인판매 금지 조치에 공정위 시정명령
공정위 시정명령 불구 매출에누리(판매장려금) 34% 유지
◆…한국암웨이 본사가 들어 있는 서울 삼성동 소재 아셈타워 전경. 사진=임민원 기자
한국암웨이는 판매가격(총매출액)의 평균 34%(2005년~2019년)를 다단계 판매 종사원인 AB0(Amway Business Owner)에게 매출에누리 형태로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암웨이가 이렇게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것은 다단계 판매원(ABO)을 많이 모으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풀이된다. 암웨이가 판매원에게 높은 수익(매출에누리)을 제공하는 대신 소비자 편에서 보면 제품을 할인 판매하지 못하게 강제해왔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한국암웨이에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금지 명령을 내리고 '윤리강령 및 행동지침' 중 해당 부분을 삭제하도록 했다.
그 이전 한국암웨이는 소속 다단계 판매원의 준수사항을 규정한 '윤리강령 및 행동지침'으로 한국암웨이로부터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 지침을 위반한 판매원에게는 일정 기간 판매원 자격을 정지시키는 불이익을 줬다. 게다가 자격이 정지된 판매원은 또 자신과 하위 판매원의 판매 실적에 따라 받게 되는 후원 수당도 지급 받지 못하고 하위 판매원을 모집할 수 있는 권한도 박탈당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한국암웨이의 윤리강령·행동지침과 벌칙이 공정거래법에 저촉된다고 보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법률상 다단계 판매원(ABO)은 다단계 업체의 직원이 아니라 독립된 소매 유통업자에 속하기 때문에 다단계 판매원이 업체로부터 구입한 물품에 대해 가격 할인 등 처분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재판매 가격 유지 금지 조치로 다단계 판매원 간 가격 경쟁이 촉진돼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공정위의 기대와 달리 한국암웨이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선 ABO들이 저렴하게 판매한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었다. ABO들이 보상받는 매출에누리도 2014년 3339억원에서 2019년에는 3908억원으로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BO들이 시정명령을 받은 암웨이의 윤리강령 및 행동지침을 그 이후로도 철저히 지킬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편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암웨이는 매출에누리를 2001년 8월 회계연도 이전에는 '판매장려금'으로 판매비와 일반관리비 처리했으나 2002년 8월 회계연도부터 '매출에누리'로 전환했다. 매출에누리가 ABO에게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인 것이다. 따라서 매출에누리가 ABO의 수익이 되는 동시에 ABO의 할인 판매 가격이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자료=한국암웨이 연도별 감사보고서
공정위의 시정 초지가 내려진 2014년 이후 한국암웨이 총매출액은 1조원 이상으로 오히려 총매출액이 소폭 증가했다. 또한, 총매출액에서 매출에누리를 나눈 비율도 2014년 32.6%에서 2019년에는 34.5%를 보여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ABO들이 할인 판매한 흔적이 재무제표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공정위 시정명령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시정명령 이후 ABO의 판매가 인하 사례가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한국암웨이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네트워크업계 전문가는 “한국암웨이가 공정위 금지 명령에 따라 ABO '윤리강령 및 행동지침'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했겠지만 여전히 이 지침을 암묵적으로 준수하고 있거나 또는 ABO가 한국암웨이로부터 정상 가격으로 구입해 개별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일반적인 유통기업에서 판매할 때는 매장 운영, 인건비, 광고비 등 판매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직접 판매기업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판매비용만큼 제품을 싼값에 소비할 수 있는 이점(利點)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암웨이는 그 이점을 자사의 이익과 피라미드 조직원의 이익으로 나눠 가지고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거의 돌아가지 않는 형태여서 직접 판매업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견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