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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증권사 리포트로 본 카카오뱅크의 SWOT분석(하)

조세일보 | 임혁 선임기자 2021.07.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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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인터넷은행들의 롤모델, 시총 1위 가능"
유안타증권, "은행은 은행일 뿐, 공모가 너무 비싸다"

구경회 애널(SK증권)과 달리 정태준 애널(유안타증권)은 카카오뱅크가 갖고 있는 '업의 본질'에 대한 논의에서 분석을 출발한다.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를 차용하자면 "은행은 은행일뿐, 오버하지 말자!"는 게 정 애널의 기본 시각인 것이다.

◇Weakness
정 애널의 리포트는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는 글로 시작된다. 이는 곧 카카오뱅크도 기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라는 규제의 틀 안에서 영업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기업인 카카오와 달리 비은행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어려운 것이다. 더구나 증권이나 보험과 같은 비은행 자회사는 이미 카카오페이가 소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비대면 영업은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은 기존 은행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덩치가 커지면 영역 확장에 앞서 금융당국의 규제 철퇴를 맞는게 먼저일 것" 이라고 비꼬는 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핀테크 기업이 자유롭게 소매 대출을 하는 미국은 물론, 공산권 국가인 중국보다도 심하다는 평가다.

이런 태생적 한계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장기적인 가치도 다른 은행들처럼 ROE(자기자본이이률)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정 애널은 전망한다. 그리고 그 ROE는 기존 은행들의 예를 감안할 때 가장 낙관적으로 봐도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물론 과거 국내 은행들도 높은 ROE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다. ROE가 20~30%에 이르고 당시에는 PBR도 2배에 근접했었다. 그러나 2003년의 카드 사태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각종 규제가 가해지기 시작하면서 ROE는 10% 밑으로 떨어지고 PBR도 1배에 못 미치는 상황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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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애널은 특히 이같은 '업의 본질'을 감안할 때에 카카오뱅크가 공모가를 산정하면서 해외 기업들을 비교 기준으로 삼은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카카오뱅크는 △미국 여신중개사 로켓△브라질 결제회사 패그세구로△스웨덴 증권사 노르드넷△러시아 은행 TCS 등 4개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들 4개사는 사업의 성격이나 규모, 재무상황 등에서 모두 카카오뱅크와 유사성이 적다는 게 정 애널의 지적이다.

그가 이들 4개사를 대신해 제시하는 적정 비교회사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이다. 카카오뱅크가 빠른 성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은행업으로 도달할 수 있는 ROE는 이들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10% 수준이고, NIM(순이자마진) 또한 타 은행과 유사한 1.9%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은행 자회사는 카카오페이가 가져갔고, 현재 타사와 차별화된 비이자 수익원을 제시하지도 못했다는 점을 정 애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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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at
정 애널은 카카오뱅크의 앞길에는 주가를 낙관할 수 없게 만드는 부담 요인들도 잠재해 있다고 본다. 대표적인 걸림돌이 여신 점유율의 한계와 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ROE 하락이다.

▲여신 점유율의 한계
카카오뱅크는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단기간에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대형 은행에 준하는 여신 규모를 확보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들이 목표로 내세운 ‘국내 최고의 Retail Bank’는 고객 수 1위를 의미하는 것이지 여신 점유율 1등을 노리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 정 애널은 카카오뱅크측의 이런 입장은 시장의 기대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카카오뱅크의 장외 시가총액이 KB금융보다도 높게 형성됐던 것은 이 회사가 빠른 성장을 통해 여신 점유율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는데 이를 부정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현실적으로 카카오뱅크가 국민은행 수준의 점유율을 달성하려면 자본이 15조 원까지는 성장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자본확충 없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ROE가 2023년에 10%에 도달하고△그 ROE가 10년간 유지되며△그 기간에 전혀 배당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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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ROE 하락
현재 대출 시장에는 연리 5~15% 범위의 대출에 대한 공백(금리 단층)이 존재한다. 이는 해당 구간 대출이 △은행으로서는 대손비용률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고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을 허용한 데에는 이 공백을 메우자는 의도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누적된 카카오뱅크의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시중은행보다도 낮은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최근 당국이 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다시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를 경우 ROE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카카오뱅크는 차별화된 데이터 관리로 다른 은행에 비해 더 양호한 건전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고신용자 대출보다 수익성이 높았다면 당국에서 지적하기 전에 이미 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였을 것이라는 게 정 애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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