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아주 경악했다...대통령 후보로서 기본 자질 안 된 것"
유승민 "후보들 생각 고쳐야" 홍준표 "준비 안됐다면 준비된 다음에 나와야"
하태경 "훌륭한 인픔만 가지고 대통령 할 순 없어...국정 기본은 알아야"
"개인플레이 할 거면 왜 입당?" "당 X무시하며 패거리정치" 등 원색적 비난도
◆…국민의힘이 5일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예비후보는 불참했다.［사진=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라 지진과 해일 피해 때문이다. 그래서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라는 발언을 해 여야로부터 난타를 당했다.
최 전 원장은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준비가 안 됐으니 이해해달라'는 발언을 해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미달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후쿠시마 오염수 등 국민이 의문을 제기하고 비호감을 표시하는 여러 의제가 윤석열 전 총장 생각에서 저절로 나온 이야기라면 대통령으로서 준비는커녕 기본 자질이 안 돼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원 전 지사는 또 B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최 전 원장을 향해 "대통령 후보라는 것은 공부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정에 대한 이미 준비된 능력을 증명하는 자리"라며 "여기 와서 공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주 경악했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총장 발언에 대해 "방사성 물질이 일본 동쪽 바다를 오염시켜 우리에게도 영향이 있는데 가볍게 이야기를 한 것 아닌가"라며 "원전이 중요해지는 시기라 해도 안전을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원전에서 나오는 오염된 방출수를 방류하는 문제에 많은 국민이 우려하는 만큼 이에 대한 발언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정책 행보가 더딘 점에 대해 "애매한 뜬구름 잡는 소리 하면서 정치라고 생각하고 정책은 한 급이 낮은 것처럼 생각하는 후보들은 생각을 고쳐야 한다"고도 질책했다.
홍준표 의원 역시 이날 SNS에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발언마다 갈팡질팡 대변인 해설이 붙고, 진의가 왜곡됐다고 기자들 핑계나 댄다"고 비판했고, 최 전 원장에 대해서는 "준비가 안 됐다고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은 연습도 아니고 벼락치기 공부로도 안 되는 것"이라며 "준비가 안 됐다면 벼락치기 공부라도 해서 준비된 후에 다시 나오세요.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중차대한 자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원도 SNS에 윤 전 총장의 '후쿠시마 원전' 관련 발언에 대해 "준비도 안 된 분들이 급한 마음에 밖으로만 도시니까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계속 터지는 것"이라면서 "위험천만한 생각은 하루 빨리 버리고, 다음엔 잘 준비된 정리된 생각들을 말씀해 달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모든 걸 다 알 수 없다'고 말한 최 전 원장을 향해선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훌륭한 인품과 애국심만 가지고 대통령을 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자질이라는 것이 언제든지 보충 가능한 게 아니라는 걸 온 몸으로 입증한 역대 대통령들이 이미 여러분 계신다"며 "대통령이 다는 몰라도 각 분야 국정 현안 전반에 걸쳐서 기본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선관리위 주최 행사에 유력 대권주자들이 불참하면서 불거진 '지도부 패싱' 논란을 놓고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지난 4일 후보자 합동 쪽방촌 봉사 활동에 개인 일정을 핑계로 불참하는 등 윤 전 검찰총장과 최 전 감사원장이 당내 대선 경선 후보들이 모이는 행사에 연속 불참하고 있는 점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윤 전 총장을 겨냥해 "1등 주자가 자유롭게 국민들을 만나고 다녀야지 하는데, 그러려면 입당을 왜 했나. 밖에서 하지"라며 "국정은 혼자 못 이끈다. 아마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도 ‘尹-崔 후보의 지도부 패싱’ 논란에 대해 "이런 일이 벌어진 건, 당도 오버를 했고 불참한 후보들은 오만하기 때문"이라고 맹비난했다.
원 지사는 전날 대선 경선 후보 회의와 관련 "(회의는) 불참자들에 대한 성토대회였다"며 "아직 시작도 제대로 안 했는데 원팀 정신이 제대로 되겠나, 이런 조짐이 보여서 걱정이 많이 되고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아주 싸늘하게 흘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참석을 안 할 거면 왜 입학을 했는지. 간판이 필요해서 대학 가는 학생 같은 느낌이 든다"며 "개인일정 그 자체가 우선 당에는 부랴부랴 들어왔는데 정치가 무엇이고 당에 함께하는 동료들이 무엇이고 여기에 대해서 전혀 개념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도 전날 경선준비위 회의에서 "새로 들어오신 두 분과 복당을 요청했던 분까지 당 밖으로 돌고 있다"며 "각자 개인플레이를 할 거면 입당을 왜 한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회의에서 "일부 후보들이 당과 대표를 x무시하고 패거리 정치를 한다"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이런 파리들이 우리 당을 망칠 수 있다"고 원색비난했다.
윤희숙 의원은 당 경선준비위 회의에서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보면 정책과 비전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정도로 준비돼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줄 서는 걸 정치적 자산으로 생각한다면 양쪽 다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연일 이어지는 ‘구설수’와 함께 최 전 원장의 ‘준비되지 않는 후보’ 발언으로 국민의힘은 경선에 찬물을 끼얹은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지도부가 ‘尹·崔’ 유력 후보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현재 높은 지지율을 빌미로 '물과 기름'과 같은 불협화음을 만들 경우 향후 대선 가도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