웡 "주한미군, 동맹과 함께 싸운다는 분명한 정책 갖고 있어...이게 미국의 입장"
韓 정부의 '연합훈련' 축소 또는 연기 입장엔 "北, 선의로 협상에 임해야" 선 그어
통신선 복원 등엔 "北, 어느 정도 관심 보여...다만 궁극적 목표가 뭔지 불분명"
대북제재 완화 시점엔 "北, 영변 외 추가시설 '알파' 등 비핵화 로드맵 제시해야"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일행이 2020년 2월 10일 오전 한미워킹그룹 회의 참석차 방한해 서울 종로구 도림동 외교부 청사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웡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문제를 꺼내는 이유'에 대해서 “북한은 1년에 한 번 이상 이 문제를 들고 나온다”며 “상대방이 훈련을 하지 않고 연합전력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상대는 당연히 이런 걸 원하겠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북한 측의 연합훈련 축소 요구에 대해 ‘북한도 군사훈련을 조정할 의향이 있는 지’를 물었고, 이에 북한 관계자는 “군은 훈련을 해야 한다”고 답한 점을 언급했다. 한미연합훈련의 당위성을 설명한 셈이다.
웡 연구원은 ‘연합사훈련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을 묻는 질문엔 “저는 지난 1월 정부를 떠났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의 오랜 입장이 연합훈련이나 준비태세에 대한 결정은 동맹인 한국과 함께 내린다는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그런 대화가 진행 중일 것”이라면서 “주한미군은 동맹과 함께 ‘오늘 밤 싸운다’는 매우 분명한 정책을 갖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국 방어 대비가 돼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훈련을 축소하고 연기했다. 그러나 대화에 더 좋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단지 상황에 따르거나 북한이 솔직하게 선의로 협상에 임하는지 여부에 달린 일이었다. 따라서 북한으로부터 선의로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 결정이 북미 대화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엔 “그런 결정이 대화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대화의 취지를 더 좋게 했을 수도 있다”면서 “그것은 또 우리에게 어느 정도 지렛대를 줬다. 북한이 테이블에 남아있도록 하고 비핵화를 향한 로드맵을 정하는 데 필요한 대화를 하도록 장려책을 제공한 것”이라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음을 밝혔다.
그는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몇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한다는 것을 느꼈느냐’는 물음엔 “전제조건과 관련해선 일부 요구가 있었다는 보도를 봤다”면서 “그 보도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이 양보와 회담 복귀라는 단순한 사실을 통해 이익을 얻어내려는 시도를 하는 게 놀랍지는 않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북한과 같은 나라와 특정 상품을 논의하면서 보상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진정한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아야 한다.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 속에서 대화와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전 대북제재 불가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노이 정상회담 등 북미 대화가 활발하던 당시에도 북한이 비슷한 요구를 했냐’는 질문에는 “상황이 달랐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한국 국정원의) 그 보도가 정확하다는 걸 전제로 하면 북한은 단지 대화를 위해 선행적 양보를 원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하노이로 이어진 그 협상에서 북한이 했던 요구는 완전한 제재 완화였다. 그 대신 정의되지 않은 영변 시설을 대가로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매우 달랐고 요구도 달랐다. 우리는 결과적으로 '노(No)'라고 했다”고 말했다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 등 현 상황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북한이 1년여 전 끊은 통신선을 다시 연결한 것은 양측이 어떤 논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대화에 돌아오기 위한 양보를 원하는 것이라면 이는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만약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고 협상의 리듬을 만들어내기 위한 길을 계획하는 것이라면 그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미국과 한국이 최근 전개를 분석하고 함께 대응하고 또 동맹으로 움직이는데 매우 협력한다는 점”이라고 힘줘 말했다.
웡 선임연구원은 ‘만약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한다면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할 시점’과 관련해선 “중요한 문제는 (영변과 추가 시설인) ‘알파’가 무엇이냐는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이 ‘알파’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대북제재 완화가 가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던 제안의 핵심은 영변이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인 건 맞지만 전체에는 조금도 근접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면서 “그 ‘알파’가 무엇이든지 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북한과 미국 그리고 이해 당사국들이 함께 구체적인 상태에 합의를 하는 것”이라면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인 로드맵을 짜야 한다. 평화 체제·경제 발전·인권 문제와 제재 완화 등 로드맵을 통해 모두가 합의한 최종 단계로 갈 수 있다”고 단언했다.
웡 전 부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대북정책특별부대표, 북한담당 차관보 등을 지낸 대북 협상에 정통한 관료 출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