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손바닥 뒤집듯 약속 저버린 행위”
안혜진 “합당 결렬, 소수 정당 흡수해 몸집만 부풀리려는 국민의힘 태도 탓”
권은희 ‘안철수 독자 출마’ 시사
◆…발언하는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이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실무협 단계에서 합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조건에 그렇게(합당이 결렬) 됐다”며 합당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당에 떠넘겼다.
이에 맞서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17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께서 YES인지 NO인지만 답하라고 하는 상식적이지 않는 태도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며 합당결렬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음을 지적했다.
결국,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지난 서울시장선거 이후 추진됐던 야권통합이 상대방에게 결렬의 책임을 떠 넘기는 식으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 국민의힘 “손바닥 뒤집듯 약속 저버린 행위”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16일, 안철수 대표의 합당결렬선언 직후 구두 논평을 통해 “합당을 제안했던 서울시장 선거 때의 정치적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뒤집어버린 행동에 유감을 표한다”라고 비난했다.
양 대변인은 합당 결렬의 원인이 국민의당의 과도한 요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과도한 지분 요구, 심지어 당명 변경과 같은 무리한 요구들이 나왔으나 모두 양보하고 양해하는 자세로 임해 왔다”라며“ 그러나 하나의 요구를 수용할 때마다 더 큰 요구들이 추가되어왔던 것이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이라며 꼬집었다.
국민의힘 합당 실무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도 전날 “국민의당에서 요구했던 지분 요구 등 모든 것은 수용됐다”라면서 결국 합당이 이르지 못하게 된 원인이 국민의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 당시 당연히 합당하는 것으로 안철수 대표가 발표했고 그 이후 합당에 충분히 이를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조건들이 붙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다만 “이준석 대표가 직접 협상하겠다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해 저희는 사실 맡겨놓고 있었다”며 “이 대표가 최고위에 최근 일주일 정도 (국민의당이) 공격하고 소강상태로 가면 저쪽(국민의당)에서 협상이 들어올 것이다고 해 저희들은 그것을 믿고 있었는데 (국민의당)이 협상 결렬 선언을 해버렸다. 이 대표의 판단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과정에서 협상이나 그 과정에서 안 대표를 자극하고 공격한 것은 상당한 패착”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합당 결렬의 가장 큰 이유와 관련, “국민의힘의 그동안 태도”라며 “당대당 합당이라는 미명 아래 소수 정당 하나를 그냥 흡수시켜 몸집만 부풀리려는 (국민의힘 측의) 그런 모습이 정권 교체를 위한 시너지는커녕 제3의 중도 실용 정당 하나를 사라지게 하는 그런 마이너스 합당이 될 거라는 여론이 강하게 쏟아져 나오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인식하고 있는 합당의 중요성과 무게가 저희의 생각과 온도 차가 많이 있었다”면서 “외연 확장은커녕 지지자들까지 이탈할 수 있다는 그런 우려감도 커졌고 흡수 합당식의 그 모양은 결코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안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가 YES인지 NO인지 답하라는 발언에 안 대표가 굉장히 강압적으로 느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여러 발언들은 합당 상대에 대한 인식이 지극히 하찮은 대상처럼 여기는 듯하고 태도도 진정성이 없어 보였던 것처럼 비춰져 저희 합당에 대한 저희 당의 의지를 꺾어버린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합당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던 우리 당내 10% 안팎의 당원들에게 이 대표께서 반대 명분을 선사한 셈”이라며 합당 결렬 원인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 권은희 ‘안철수 독자 출마’ 시사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연이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합당 결렬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제3지대에서 대선 출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견해고 대선출마와 관련해 따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가 했던 대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했는데, 안 대표가 출사 시 대국민 약속을 번복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해석에 의한 그런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대권 출마 안 한다는) 안 대표가 재보궐 선거에서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해 합당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서울시장에 모든 걸 쏟아부으면서 서울시장이 된다면 대권에 출마하지 않겠다, 1년짜리 서울시장은 하지 않겠다는 그런 약속이었다”면서 “현재 상황에 투입될 수 있든 그런 말이 아니고 지금 상황은 변화됐고 국민들께서 그런 안 대표의 입장을 이해해주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당헌 개정에 어려움이 없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국민의당 후보로 나가는 데 당헌개정도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의당이 제3지대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열린 플랫폼을 여는 필요한 당헌 개정을 통해 그 역할도 함께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 '합당 약속' 번복한 안철수
안철수 대표는 전날(16일)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여기에서 멈추게 됐음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씀드린다”며 “지금까지 혼란스러운 당을 추스르고 당원, 지지자분들과 함께 길을 찾겠다”고 국민의힘과 합당이 결렬됐음을 최종 선언했다.
안 대표는 ‘합당 약속을 뒤집었다’는 지적에는 “제 약속은 정권교체다. 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합당에 대한 말씀을 드렸다”라며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야권의 지지층을 넓힐 수 있는 통합을) 하기 힘들고 (통합하면)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낮아져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며 합당 결렬의 원인이 국민의힘 측에 있음을 강조했다.
앞서 안 대표는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 힘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벌이면서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양당은 지난 6월 22일 합당 실무협상에 돌입했으나 당명 변경 여부와 야권 단일 대선 후보 선출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달 27일 실무협상이 종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