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이 공동체 파괴?...휴머니즘이 아니라 그냥 페미니즘 부정하는 것"
"여성공약과 인구정책을 묶어 발표...여성이 아이 낳는 도구로 여기는 태도"
화학적 거세 "실효성 미지수...범죄사 특성 고려해 잘 적용하면 재범률 줄일 것"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의 여성·인구정책 공약을 비판했다. [사진=오현주 대변인 페이스북]
정의당이 1일 여성·인구정책 공약을 발표한 홍준표 캠프를 겨냥해 "페미니즘이 가족의 가치를 부정하고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지독히 편협한 시각에 갇혀 있다"며 "'여성절망캠프'의 모습만 보여줬다"고 평가 절하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페미니즘에서 휴머니즘으로 전환하자'는 슬로건은 홍준표 후보 캠프 내 누구도 페미니즘에 대한 진지한 이해가 없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대변인은 "'왜 휴머니즘이 아니라 페미니즘인가'라는 물음은 1980년대 여성학이 대학 내 학제로 편입될 때부터 등장하던 여성학 출발점에 놓여 있는 물음이다. 40년 전 질문을 지금 부정하는 것은 휴머니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페미니즘을 부정하는 것뿐"이라며 "결국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국민의힘 일부 대권주자들의 성별 갈등 부추기기에 홍 후보가 합류를 선언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에서 패밀리즘으로 전환하겠다'는 구호는 더더욱 문제"라며 "여성공약을 인구정책 공약과 한 세트로 묶어 발표하는 것 자체부터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로 여기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약에서 인구절벽과 감소의 원인을 여성 탓,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는 게으름과 무책임함만 발견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가임기 여성지도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여성들의 공분을 샀던 사실은 까맣게 잊은 듯하다"면서 "그 외 인구정책과 돌봄, 경력단절 여성 지원정책은 어느 것 하나 새로울 것이 없는 이미 시행 중이거나 시행될 정책들을 기초적인 수준에서 읊은 것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오 대변인은 또 흉악·상습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강력히 집행하겠다는 홍 의원의 공약도 비판했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는 강력한 화학적 거세 정책을 갖고 있다"며 "홍 의원은 집행의지와 집행률을 높이겠다고 하지만 현재 아동성범죄자에 주로 적용하는 화학적 거세는 비용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이 주장하는 집행범위를 넓히고 집행률을 높이겠다는 공약은 실제로 성범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 뒤, "오히려 현재 성범죄자에 대한 부가조치로 시행되는 전자발찌, 교육수강명령, 화학적 거세, 신상공개, 취업제한 등 다양한 조치들이 범죄의 성격, 범죄자의 특성을 고려해 적절히 잘 적용될 때 성범죄 재범률을 줄이는 효과적인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공약발표는 홍 의원의 '사소한 말 몇 마디'가 사실상 홍준표 캠프 전체의 생각과 똑같다는 것을 드러내고 말았다"며 "홍 의원이 진정 등을 돌린 여성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여성·인구정책 공약발표로 여성들의 등을 떠밀 것이 아니라 전면 철회하고 완전히 새로운 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