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문제 ... 교실 마련해 저녁 7시까지 아이들 책임질 것
전문인력 수급 문제 ... 관리자가 4개의 회사를 책임지는 조합 방식 제안
공정한 규칙, 상응하는 보상 ... 공정성장 사회 청사진 제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월 17일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서울 F&B' 원주 공장을 방문해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2월 17일 원주기업도시에 위치한 식음료 기업 '서울 F&B'의 원주 공장에 방문해 일·가정 양립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기업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덕근 서울 F&B 대표와 원주공장 임직원, 더불어민주당 허영 강원도당 위원장, 이광재·송기헌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 이재명 후보와 '서울 F&B' 원주 공장 직원 대화 내용
▲ 장소 : 강원도 원주시 '서울 F&B' 원주 공장
◆ 돌봄 문제가 경력단절의 가장 큰 원인 … ’돌봄 국가 책임제’ 시행할 것
▲ 이재명 : 여러분들 말씀을 들어볼게요. 저도 아주 오랜만에 생산 공장을 보니까 과거에 일하던 곳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내부 환경이) 달라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나이가) 38살인데 공장장인 분도 계시고...
여러분들 말씀을 좀 들어보고요. 저도 의견도 좀 내고 (그럴게요). 저희가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같이 의논해봅시다.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 직원1 : 외주영업팀 부장입니다. 저희 (회사) 어린이집이 굉장히 잘 되어있습니다. 저는 7세 아이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취학통지서를 받았습니다. 1월 3일에 아이 데리고 초등학교에 방문 예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초등학생 학부모로서 돌봄교실이 걱정됩니다. 안내문에도 한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가정을 우선순위로 한다고 하지만, 맞벌이 입장에서 탈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아이가 취학할 때까지 어린이집에서 계속 보육할 수 있습니다. 다른 회사 다니는 친구들 보면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 졸업이 끝나면 집에서 아이를 보육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 입학까지 1, 2주 되는 기간에 굉장히 취약한 시기가 있습니다. 후보께서 이런 부분을 정책적으로 보완해주면 젊은 직장인들이 회사와 사회에 충실할 기회가 될 거 같습니다.
▲ 이재명 : 직장 어린이집에서는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맡겨놓으면 되는데 (초등)학교에 가면 12시에 집에 오니까 (돌봄 문제가 발생하는군요).
- 직원1 : 방학 때 아이들 밥을 주는 게 가장 큰 걱정이기도 합니다.
▲ 이재명 : 그 문제는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고 온 국민이 겪는 문제라(서요). 저희가 이 문제에 관련해서 초등학생 돌봄 교실을 마련해 저녁 7시까지 책임지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아주 중요한 지적입니다.
- 직원1 : (이 후보님께서)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이재명 : (돌봄 문제가) 경력단절의 제일 큰 원인이죠.
- 홍정민 국회의원 : 맞습니다.
- 오덕근 대표이사 :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잘 안 돼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그걸 하려 했는데 법적으로 안 된다(고 합니다). 방과 후 돌봄을 무료로 하겠다(고 해도) 승인이 안 납니다.
▲ 이재명 : (초등학생들 하교하면) 다 데려오고 해야 하니까...
- 오덕근 대표이사 : 회사에서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서 선생님들을 초빙하면 됩니다. 제가 여기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법적 승인 요건이 안 된다고 합니다. 중기(중소기업)에서 돌봄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어서요. 법적으로 완화하거나, 저희같이 (방과 후 돌봄을) 원하는 회사에서는 시행하게 해야 한다는 거죠.
이 점이 안타깝습니다. 유치원까지는 제가 고려를 해서 (회사 차원에서) 1인당 200만 원씩 지원해서 키워놨는데, 8세가 되어 초등학교에 들어가니까 돌봄에 대한 문제가 생기거든요.
▲ 이재명 : 맞는 말씀입니다.
- 오덕근 대표이사 : 이게 중기(중소기업)에서 하려고 해도 법적으로 돌봄이 안 된다고 되어있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그것을 풀어만 주면 되거든요.
◆ 안전 관련 법규, 지킬 수 있는 선에서만 규제하고 안 지켰을 때 제재해야
- 직원3 : 서울 F&B 환경관리팀 과장입니다. 저는 지금 셋째를 3주 전에 출산했습니다.
▲ 이재명 : 셋째를 낳으면 회사에서 지원을 좀 (해주나요)?
- 직원3 : 네 1530만 원(을 지원해줍니다). 거기에다가 다둥이 보육 지원(기간이) 끝나면 셋째가 7살이 끝날 때까지 매월 25만 원을 받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8년 차인데, 회사에 입사한 다음 해부터 첫째를 낳고 둘째와 셋째를 낳았습니다. 첫째부터 셋째까지 (회사의) 모든 혜택을 다 받은 직원이 저입니다.
▲ 이재명 : 8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한 거예요?
- 직원3 : 저는 이 회사가 두 번째(직장)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4년 동안의 경력을 인정받아 주임으로 입사했었습니다. 저는 환경관리팀이다 보니 환경 물질 관리, 화학물질 관리, 안전, 폐기물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업무를 하다 보니, 지금 법은 사건이나 이슈가 생길 때마다 (명확하게) 정형화돼서 발전하는 게 아니라 법이 (규제 측면에서만) 강화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불산사고가 터졌을 때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이 강화되는 등 법이 강화되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관리할 때 (필요한) 인력들, 예를 들면 법적으로 꼭 선임해야 하는 관리자의 경우 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조건에 맞는) 인력을 채용해서 법에서 요구하는 대로 관리를 잘하고 싶어도 기사 인력이 너무 모자라고 채용이 힘듭니다.
그래서 후보께서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이슈에 휩쓸려서 이벤트성으로 (법을) 강화하면 안 됩니다. 제가 바라는 점은 기업하는 사람들이 (높아진 수준의 규제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끔 유예기간을 둔다거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법만 만들어놓고 언제부터 시행한다고 (통보만) 하면 솔직히 (규제에 적합한) 자격을 구비한 사람을 채용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제반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법을 시행해도) 맞추기 어렵다...
▲ 이재명 : 진짜 공감하는 지적입니다.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만들어놓고 방치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는 건 아주 안 좋은 표준적인 문화입니다. 지적하신 대로 지킬 수 있는 정도로 (규제)하고, 그걸 지키지 않았을 때 제재를 해서 평소에도 잘 지키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광재) 의원님. 소규모 공장 기업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지켜야 할 거 많고, 써야 할 안전관리 요원이나 화학 (관련) 전문 (인력) 고용하는 게 법에 있죠?
- 이광재 국회의원 : 굉장히 강화(되어 있습니다).
▲ 이재명 : 그걸 고용하다 보니까 비용이 좀 많이 들어서, 결국 편법으로 가짜 프로그램을 해놓을 수밖에 없어요. (아니면) 아예 어기거나요.
유해화학물질관리자 고용 문제의 경우에는 협동조합 형식으로 해서 한 개 회사가 아니라 여러 개 회사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인력이 4분의 1명 정도가 필요한데도 1명을 써야 하는 거잖아요. (유해화합물질관리자가) 4개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관리하게 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 심각하고 중요한 과제는 경제 회복 … 해법은 공정 성장
- 직원3 : 실제로 그런 제도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 (책임을 지기 위한) 더 상위 관리자가 필요하겠죠.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어린이집 혜택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제가 회사 다니면서 가장 만족감이 큰 게, 어린이집에서 매스컴에 나오는 괴롭힘 문제 같은 폐해들이 있잖아요. 먹거리나 식재료를 가지고 장난치는 경우도 있고요.
우리 회사는 직장인 어린이집을 운영함에 있어서 원장부터 직원, 선생님까지 다 회사 직원들입니다. 회사 어린이집은 수익을 남기는 구조가 아니에요. 그래서 수익을 남기기 위해 벌어지는 원천적인 비리들이 없습니다.
제가 사장님께 제일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어린이집 식당이 별도로 있다는 점입니다. 유기농을 전문으로 하는 메이커 (식품 회사)에서 회사 어린이집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이 보육환경을 잘 받고, 먹거리를 안전하게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큽니다.
▲ 이재명 : 제가 미래 예측을 그런대로 잘하는 편인데요. 아마 서울 F&B가 한 10년에서 20년 뒤에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것 같아요. 빈말이 아니고요. 이게 인제 (기업들이 보통) 근로자들에게 보수를 주고 일정 시간 일하게 해서 최대치를 뽑아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억압적이고요.
그나마 옛날에는 정년 동안 회사에 다녀야 하니까 소속감이라도 있었는데요. 요즘은 (정년이) 보장도 안 되니까 회사에 애정이 없다... (회사가) 잘 되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거든요). (요즘에) 이게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어요.
(이런 문제 때문에) 현장의 품질개선이나 생산성 향상이 잘 안 되는 측면이 있는데요. (원주공장 임직원들께서) 지금까지 훌륭하게 (회사 운영을) 잘해오신 것으로 봐서는 앞으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응원합니다. (서울 F&B가) 모범적 기업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재명 :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심각하고 중요한 과제는 경제가 살아나는 거죠. 개별 기업들은 성장과 소멸을 반복하기는 하는데, 국가사회 전체로 보면 성장이 지속해서 가능해야 하고요. 그러려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방식의 신산업 정책도 있습니다만, (원주공장의 경우처럼) 전통적인 산업에서도 이렇게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전통적 산업에서도 제가 공정 성장 이야기를 자주 드립니다. 노동자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역과 기업, 지방과 수도권 사이의 균형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정한 규칙이 작동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제대로 주어지는 사회여야 의욕도 생기고 자원도 효율적으로 사용됩니다.
그 공정성 회복을 통해서 새롭게 성장하는 사회로 가보자는 말씀을 드리는데, 이 회사가 모범 답안 같아요. 지역사회와도 결합도가 매우 높고, 지역사회에 기여도 하시고, 노동자의 처우와 소속감을 제고해서 자발성과 창의성을 이끌어내 생산성도 향상하고...
(그러면) 그게 다시 노동자에게 환원되고, (결국엔) 지역사회에 환원되고... 이게 또 지방인데, 우리나라는 지방이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내고 계셔서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또 우리 사회에 너무 적대적 요소가 많잖아요. 여기는 그런 게 싹 다 사라진 것 같아요. 하나의 행복한 공동체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정말 보기 좋고요.
우리 사회의 다음 과제가 먹고사는 문제랑 경제 문제인데요. 우리가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성장하는 사회로 복귀하는데 (여러분들께서) 아주 큰 시사점을 주신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10년 후에 지금의 10배로 성장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이광재 국회의원 : 여기(강원 원주)가 기업도시거든요. 일터, 주거, 교육이 붙어있으니, 출퇴근 시간이 짧고요. 이게 또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명 : 옛날에 직장과 주거를 분리했던 게, 환경오염이 심하고 시끄럽고 소음이나 진동이 많으니까 그런 건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요.
- 이광재 국회의원 : 서울 같으면 하루에 출퇴근 시간으로 세시간을 길에서 버리게 됩니다. 앞으로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는 미래의 삶이 생산성도 높이고 그 결과가 복지로도 이어진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