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접경 지역에서 '실사격 훈련' 진행…장갑차･병력 3천명 규모


11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마주한 접경 지역에서 장갑차와 병력들을 동원한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긴장감을 해결하고자 미국과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략 안보 대화를 나눈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양국 간 회담에서 미국이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배치한 10만여 명의 군사 배치를 철수시킬 것을 요구한 다음 날 러시아 군사 당국은 이미 모의전투를 비롯한 3천여 명 규모의 군사훈련을 러시아 남서부 지역에서 강행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알리며 응수했다.

러시아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에 대규모 안보 조약을 얻어낼 빌미로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서로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도 결렬됐다. 게다가 회담이 무산된지 하루 만에 실사격 군사훈련을 벌여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은 미측이 원하는 대로 순순히 따라줄 의사가 없다는 것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미국과의 회담에서 러시아는 솔직하고 진실된 열린 자세로 임했으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동기를 전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해진 기한이 없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러시아는 질질 끄는 것에 더이상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원하는 안보 조약이 조속히 타결될 것을 요구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향후 예정된 나토 대화(2일, 벨기에 브뤼셀)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화(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상황이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차관보는 기자들에게 "러시아측이 낙관론에 대한 동기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은 유감"이라며 백악관은 서로가 지속할 수 있는 '생산적인' 거래를 원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러시아의 실사격 훈련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명확히'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