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가 70만원 밑돌아...‘모회사 디스카운트’ 논란
“LG엔솔 유통물량 적어 LG화학 투자 매력 부각” 시각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LG화학에서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당시 LG화학은 분할 목적에 대해 “2차전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전문성과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는 등 지배구조 체제 변경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LG화학의 알짜 사업을 떼어내는 바람에 지분가치가 훼손됐다는 ‘모회사 디스카운트’ 논란이 일었다. 실제 지난해 초 100만원이 넘었던 LG화학의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69만4000원으로 70만원 선이 무너졌다.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가 불러온 물적분할 논란은 소액주주 보호 논의로 이어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모자회사 쪼개기 상장과 소액주주 보호’ 토론회를 열고 물적분할 및 자회사 상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모회사 소액주주들이 물적분할에 반대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우선배정을 의무화할 것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 기발행 주식의 의결권을 희석하는 자본 재구성에 대해 심사를 받도록 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LG화학은 이번 LG에너지솔루션 공모에 보유지분 850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았다. 처분목적은 신성장 동력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이 보유한 지분은 보통주 1억9150만주로 상장예정주식의 81.8%를 보유하게 되며 상장 후 6개월간 의무보유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3400만주다. 상장예정주식 수 2억3400만주 중 14.53% 수준에 불과하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일정 기간(15일~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77.4%에 달한 만큼 유통 물량은 한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과 동반 상승할 것”이라며 “지분이 희석되는 정도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상승 폭이 클 것으로 보이고,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사업과 시너지를 내며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노사가 지난달 22일 대한적십자사에 기부금 7000만원을 기탁했다. LG화학 제공.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IPO(기업공개) 이후에도 LG화학과 ‘따로 또 같이’ 형태의 유대관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양사는 지난달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함께 참여해 지분 2.6%를 확보했다. 지분 투자와 함께 장기 공급 계약도 동시 체결해 10년간 니켈 2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노동조합도 통합돼 있다. 작년 3분기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의 24.4%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으며, 11월 공동교섭을 통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완료했다. 이외에도 양사는 노사 공동 사회공헌활동 ‘LG 그린케미 프로젝트’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함께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