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반도체, 투자 부족으로 내년 말 위기 재발

자동차 산업에 위기를 초래했던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다시 큰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에 제기됐다.

글로벌 시장조사 IHS마킷 분석에 따르면 아날로그 칩 생산은 증가가 예상되지만 증가하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으며 내년 말 다시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빠듯한 상황을 보이는 반도체 공급은 올해부터 다소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 후 내년 상반기에는 거의 해소단계를 보일 수 있겠지만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부터 다시 어려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21년 이후 시작된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아날로그 칩 부족은 향후 차량 생산을 제약하는 요소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초에는 주로 MCU 부족이 문제가 되었다.

MCU의 독점적 특성으로 인해 최소한의 소프트웨어와 핀 아웃(핀 배열)에 따른 차이로 인해 하나의 전자제어장치(ECU)용 MCU의 2중 소스를 부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4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이상의 공정에서 제조되고 일부는 28nm 공정을 적용되기도 하지만 메모리와 SoC(시스템 온 칩)의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 위치를 점함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기술적으로 성숙한 공정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다.

칩 산업은 점점 미세화, 첨단화 과정을 밟고 있으며 차량용 MCU 역시 여러 칩을 통합, 차량에 들어가는 칩의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아키텍처와 첨단 미세 공정으로 이동하는 것이 모든 유형의 칩에 유익하지는 않다.

ECU와 SoC의 전원관리, 센서용 신호처리, ECU용 버스 트랜시버(수신기), 전기모터용 드라이버(자동차의 경우 약 100여 개), LED 램프, 디스플레이, 레이더 수신기, 고성능 고급 오디오 시스템 및 무선 주파수 전 단계 부품 등 차량용 시스템의 경우 소요되는 아날로그 칩의 개수가 수백 개에 이를 정도다.

자동차의 전자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것에 발맞춰 MCU 공급이 증가할수록 이에 필요한 아날로그 칩 공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들 아날로그 칩은 이미 고물이나 다름없는 90nm~300nm 공정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투자 우선순위에 들지 못했다.

IHS마킷 전망에 따르면 차량의 전자화 증가에 따라 차량당 소요되는 아날로그 칩의 평균 개수는 2021년 대비 2023년에는 26%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주요 칩 제조업체들의 투자는 초미세 최첨단 공정에 집중되고 있다.

그 결과 전기 전자 단말기의 아키텍처 변화와 관계없이 아날로그 칩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지만, 투자 불균형으로 인해 아날로그 칩이나 기타 레거시(전통적 반도체) 공정 제품의 별목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