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NIM이 '개선'됐다고?...소비자 입장에선 악화!

5대 금융그룹 모두 1분기 NIM 상승...금융당국 기류에 역행
소비자 입장에선 NIM 확대로 이자부담 가중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익)가 적정한 지를 점검 중이라고 한 금융당국의 경고(?)가 무색하게 4대 금융그룹이 지난 1분기에도 순이자마진(NIM)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금융그룹은 실적발표자료에서 NIM이 ‘개선됐다’고 표현해 이자부담에 허덕이는 금융소비자들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결여됐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요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KB 2조6480억원 △신한 2조4876억원 △하나 2조203억원 △우리 1조9877억원 △NH농협 2조1949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각각 18.6%, 17.4%, 17.3%, 22.7%, 6.3% 늘었다.

이자이익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은행의 예대금리차와 카드사의 조달-운용금리 차이를 반영한 NIM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분기 NIM은 각각 1.91%, 1.89%로 작년 4분기보다 0.06%p씩 확대됐다. 또 우리금융의 NIM도 작년 4분기 1.67&에서 1.73%로 0.06%p 확대됐고 같은 기간 농협금융의 NIM도 1.60%에서 1.65%로 0.05%p 커졌다. 하나금융의 경우 그룹 NIM은 1.71%로 작년 4분기와 같은 수준이었지만 은행의 NIM은 1.47%에서 1.50%로 0.03%p 늘어났다.

금융그룹들의 이같은 NIM 확대는 예대금리차 확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현 금융당국과 새 정부의 기류와는 상반된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작년 12월 국회에서 “은행 예대금리 산정체계 및 운영의 적정성 등을 점검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예고해 놓고 있다.

한편 일부 금융그룹들은 실적발표자료에서 NIM이 확대된 것을 두고 “NIM이 개선됐다”는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개선됐다는 표현은 NIM이 높을수록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준다”며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융사의 NIM이 높으면 그만큼 이자부담이 커진 것이므로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의 금융그룹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NIM확대의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월 배포한 ‘예대금리차에 대한 오해를 이해로’라는 리포트에서 2010년 이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시기 때에는 예대금리차가 오히려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2010년 7월~2011년 7월에는 가계대출과 정기예금(1년)의 예대금리차가 평균 1.30%로, 인상 직전의 12개월 평균인 1.94%보다 줄어들었다. 또 2017년 11월~2018년 11월의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해당 금리차가 1.66%로, 인상 직전의 12개월 평균인 1.78%보다 축소됐다.

반면 최근의 기준금리 인상기인 작년 8월 이후에는 가계대출과 정기예금의 금리차가 평균 1.93%로, 직전 1.81%보다 상승했다. 리포트는 따라서 ‘기준금리가 올라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는 설명에는 오류가 있다며 “최근의 예대금리차 확대는 가계부채 억제 정책으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