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반대한 양향자 "결혼식 앞둔 딸 해코지 암시 문자 받아.. 가슴 철렁"

"정치인 엄마의 부침 때문에 괜한 상처 줄까 걱정이 많았다"

"식장에서 큰 소리만 나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이런 일은 제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기도"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26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처리에 반대한 것과 관련해 "몇몇 분들이 이번 법사위에서의 저의 선택을 원망하며 결혼식을 앞둔 딸을 해코지 하겠다는 암시 문자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정치인이 아닌, 딸아이를 막 시집보낸 어미로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자 한다. 하나뿐인 딸의 결혼을 치르면서, 바빠서 챙겨주거나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정치인 엄마의 부침 때문에 괜한 상처를 줄까 걱정이 많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그는 "저는 어찌돼도 상관없지만, 설마 그럴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식장에서 큰 소리만 나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며 "이와 같은 일은 제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을 논의하는 국회 법사위 안건조정위에 무소속 의원을 포함하기 위해 탈당한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사보임 했다.
  하지만 양 의원이 "선량한 국민들이 고통받지 않을지 저는 자신이 없다"며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강경파인 법사위 소속 민형배 의원이 야당 몫 조정위원으로 참여하기 위해 탈당했다. 이후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양 의원에게 경고의 뜻으로 '18원'을 보내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양 의원은 지난 2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민주당) 강경파 모 의원은 특히나 (검수완박 안 하면) 죽는다고 했다. 다른 분한테서는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 갈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면서 검수완박 찬성 입장을 압박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박홍근 원내대표가 내게 지지층마저 잃어버릴 수 없고 이번에 안 하면 못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 퇴임 전에 못 하면 안 된다는 맹신에 가까운 믿음이 있었다"며 "그러나 대통령 탄핵도 시킨 국민인데 국민을 믿고 가야지 이럴 수가 있나.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킨 것에 대해선 전혀 예상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을 탈당시키는 발상에 경악했다. 민 의원은 법사위에 새로 들어와서 '닥치고 검수완박'만 외쳤다"며 "민주당이 이 법을 이런 식으로 통과시킨다면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