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 LTI가구 금융부채 4억 원, 연간 원금상환액 3천 400만원
◆…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7%가 적자가구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노형식 연구위원은 8일 '가계 재무 상태가 적자인 가구의 특징과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 전체 2천52만 가구의 17.2%인 354만가구가 적자가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적자가구의 연평균 경상소득은 4천600만원인데, 연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4천500만원, 연평균 필수 소비지출은 2천400만원, 이자 외 비소비지출은 9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리금 상환액이 경상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99%로, 벌어들인 돈을 거의 빚 갚는 데에만 쓴다는 것이다.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이 높은 가구는 2021년 3월 기준 84만 가구이고 금융부채를 가지고 있는 1천200만 가구들보다 4배가량 높은 4억 원에 달했다.
고(高) 소득대비대출비율(LTI) 가구 중 적자가구와 흑자가구의 연간 원금상환액은 각각 3천400만원과 5백만원으로 적자가구가 흑자가구의 7배가 넘는다. 금융부채 조달 방법을 비교해보면 적자가구가 흑자가구에 비해 담보대출 비중이 높고 신용대출 비중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적자가구 중 66만가구(18.6%)는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월세 보증금으로 적자를 메우고 있을 가능성이 커 이들이 전세금 하락 등의 충격을 받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들 66만 가구의 평균 임대보증금은 2억1천만원이지만 적자이면서 임대를 놓는 가구는 2년마다 들어오는 보증금 인상분을 수입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노형식 연구위원은 "전셋값이 하락하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취약가구의 보증금이 경제충격 파급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연금 가입요건 중 가입 연령 등을 가계의 재무상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적자가구에 대한 주택연금 가입 연령의 선별적 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