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10일까지 수요예측...12~13일 일반청약
증시 침체에 수요예측 경쟁률 1319:1 → 963:1
종목 선별하는 기관, 따라가는 개인
이달부터 수요예측 참여요건 강화 변수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지난 9일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원스토어 제공
증시 부진 여파에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연초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이렇다 할 IPO 대어가 실종된 상태다.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루는 기업도 속속 등장했다. 원스토어, 컬리, 쏘카 등 IPO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이 기관투자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스토어는 1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12~13일 일반청약에 나선다. 원스토어의 코스피 상장 예정일은 23일이다. 공모 희망가는 3만4300~4만1700원으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상단 기준 약 1조1111억원이다.
같은 SK스퀘어 자회사인 SK쉴더스가 최근 상장을 철회함에 따라 원스토어 IPO를 향한 우려도 나온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상장 철회는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대명에너지에 이어 SK쉴더스까지 올해 들어 4곳이 상장 계획을 접었다. 상장 심사를 중단한 곳까지 합치면 10개사에 달한다.
이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루는 배경에는 시장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기관 수요예측 부진이 꼽힌다. 글로벌 증시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10조’ 현대엔지니어링과 ‘3조’ SK쉴더스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로 각각 80대 1, 200대 1 수준의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1분기 IPO 시장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963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969대 1로 증시가 호황이던 작년 1분기(1319대 1, 1258대 1)보다 낮아졌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2023대 1), 비씨엔씨(1813대 1) 등 일부 종목은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는 종목 선별 작업을 통해 특정 종목에 집중했다”며 “일반 투자자도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반으로 종목 선별을 통해 청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 역시 “기관 경쟁률이 일반 경쟁률, 공모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낮다는 건 IPO 이후 주가가 오르고 큰돈을 벌 거란 기대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PO 흥행 실패의 원인을 증시 부진, 금리 등 대외 환경에서 찾지 않았으면 한다. 좋은 기업이 아니거나 공모가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들의 ‘뻥튀기 수요예측’을 막기 위해 IPO 제도를 손봤다. 이달부터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기준 요건이 투자일임업 등록 후 2년 경과 및 투자일임재산 규모 50억원 이상으로 강화됐다.
따라서 원스토어, 컬리, 쏘카, 현대오일뱅크 등 IPO 대어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 경쟁률(2023대 1)을 넘어서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기업가치에 주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107개 기업 중 코스피 수익률을 밑도는 종목은 76개로 집계됐다. 시총 1조 이상인 16개 ‘대어’ 중에서는 엔켐, 현대중공업, 케이카 등 3곳만이 지수를 웃돌았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PO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장기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이익 전망치의 상향 조정 여부”라고 설명했다.
원스토어, 컬리, 쏘카에 대해서는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밸류에이션(평가)을 적용받고 있어 상장 후 실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공모주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계절적으로 IPO 투자성과가 좋은 시기”라며 “1분기 증시 폭락으로 2분기 이후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IPO 투자수익률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