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서 3693억원...삼성·키움·미래에셋 순
금리 인상에 신용융자 이자율도 덩달아 인상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며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줄었지만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만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며 ‘빚투(빚내서 투자)’ 효과가 여전함을 증명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1분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3693억원으로 전년 동기(3416억원)보다 8% 증가했다.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는 올해 1분기 4292억원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올렸다. 그중 10대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익이 86%에 달했다.
증시 부진에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소폭 증가한 것은 ‘빚투’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 22조2617억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3월 6조5783억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동학개미운동’과 ‘빚투’에 힘입어 지난해 8월 24조9206억원(279%↑)까지 치솟았다. 올해 2월 20조8970억원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다가 반등하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1분기 신용거래융자로 696억원의 이자수익을 올리며 1위를 유지했다. 전년 633억원 대비 9.9%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4.9~9.3%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441억원보다 33.4% 급증한 589억원을 벌어들이며 2위에 올랐다.
고객계좌 1200만개를 보유한 키움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부문에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7.5~9.5%로 61~90일을 제외한 모든 기간에서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증권(574억원)과 NH투자증권(522억원)은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이 각각 7.3%, 0.3%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신용거래 이자율은 4.8~8.9%이며 NH투자증권은 4.7~8.7% 수준이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432억원), KB증권(369억원), 신한금융투자(226억원), 하나금융투자(11.5%)가 10%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신증권은 전년(98억원)보다 2.5% 증가한 101억원의 이자수익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4.5~8.5% 수준으로 8~15일을 제외한 기간에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낮은 금리를 책정했다.
신융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 현금이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레버리지 효과로 단기 수익을 올리려는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주가 하락 시 원금을 탕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식 보유가격이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져도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액 회수를 보장받을 수 있어 유리한 수익 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리상승 움직임에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증권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에 반영되고 있다. 이달 2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연내 10%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는 신용융자 활용 시 투자위험을 정확히 인식하고 위험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만 투자해야 한다”며 “신용거래는 투자자의 손실을 키우고 주식시장의 안정성을 해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