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치는 고스톱?... 가상 보도자료 내 네티즌 뭇매 맞은 원희룡 장관

국토부 보도자료에 '가상 인터뷰' 내용 담아

해당 기사에 2000여개 댓글...누리꾼 큰 관심 보여

7시간 뒤에 벌어질 간담회 참석자들 발언 적혀있어

원희룡 장관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가상내용으로 작성한 가짜 보도자료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뉴스는 4일 국토교통부가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 중 일부 내용이 가상으로 작성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SBS뉴스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오전 7시37분 국토교통부가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냈다. 보도자료를 받은 시간은 오전 7시 37분인데, 6시간 뒤인 오후 2시에 열리는 간담회에 원희룡 장관이 지역주민들과 만났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보도자료에는 '원희룡 장관이 동탄역에서 지역주민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며 "간담회에 참석한 동탄 주민은 '하루라도 빨리 GTX 개통을 앞당겨 불편을 해소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하였다", "평택 주민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사항인 GTX-A노선 연장을 꼭 이행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가상의 인터뷰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원 장관은 '기획연구를 통해 다양한 조기 추진방안을 마련하여 국민들의 출퇴근 시간을 돌려드리겠다'라고 언급했다"라며 주민의 민원에 대한 원 장관의 답변내용도 담았다.

국토부는 해당 내용을 5월30일 오후 3시 이후 보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5월30일 오후 3시가 되자 원희룡 장관이 동탄역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쏟아졌으며 아침 보도자료에 담긴 대로, 동탄 주민과 평택 주민이 원 장관에게 요청했다는 민원이 그대로 보도됐다고 SBS뉴스는 전했다.

일부 언론들은 '가상의 주민들' 발언을 빼고 보도했지만 손에 꼽을 정도였다.

국토부가 배포한 '가짜 보도자료'는 다음 날 31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7시33분에 받은 보도자료에는 7시간 뒤에 벌어질 간담회 참석자들의 발언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국토부가 배포한 '가짜 보도자료' 의혹에 대한 관련기사가 나가자 20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해당기사 댓글에는 "거짓된 세상이다. 권력이 가장 큰 거짓을 자행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행정의 달인이고 제 자랑 심하기로는 2등가라면 서러워할 인물" "상상력이 풍부한 원희룡 기억해둬야겠다" 등 대부분 정부를 비판하거나 질책하는 내용의 글들이 줄을 이었다.

SBS뉴스 김범주 기자는 "국토부가 정책을 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알려야겠다는 조바심에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도자료를 내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라며 "지금부터라도 현장 의견을 제대로 듣는 진짜 민심 행보를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자들도 잘못된 보도자료를 배포한 국토부에게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며 "국토부의 잘못된 행태도 바뀌고, 기자들의 행태도 바뀌는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