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레이건 대통령 암살시도' 힝클리, 41년 만에 풀려나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을 저격했던 존 힝클리가 41년 만에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67세인 힝클리는 이날 정오를 넘어 자신의 트위터에 "41년 2개월 15일, 마침내 자유다"라는 글을 게재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힝클리는 25세이던 지난 1981년 3월 30일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게 총을 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가슴에 총탄을 맞은 후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으나, 제임스 브래디 당시 백악관 대변인은 총격 부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당시 힝클리는 영화 '택시드라이버'(1976)를 본 뒤 배우 조디 포스터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고 범행 동기를 태연하게 밝혀 대중들의 공분을 샀다.

힝클리는 이듬해인 1982년 정신이상 판정으로 배심원의 평결에 따라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후 워싱턴에 있는 세인트 엘리자베스 정신병원에 수용돼 30여 년간 치료를 받아오다 2016년부터는 보호관찰을 받아왔다.

사건 이후 정신병력을 이유로 대통령 저격범에게 징역을 선고할 수 없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버지니아, 메릴랜드, 뉴욕, 뉴저지 등 23개주에서 1984년 정신병방어개정법률이 제정됐다.

과거법률은 정신병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었으나, 개정된 법률은 입증책임을 피고가 져야 하며 죄질이 좋지 못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정신병력을 내세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힝클리가 치료를 받는 도중 언론 인터뷰는 허용되지 않았고, 제한된 지역에만 여행할 수 있었다. 외출할 때는 비밀경호국(SS) 요원과 동행해야 했다. 보호관찰 기간 중 버지니아주 자택에서 함께 생활하던 어머니는 작년에 사망했다.

앞서 지난 1일 워싱턴DC 미 연방지방법원 폴 프리드먼 판사는 "힝클리가 모든 정밀검사를 통과했으며 법원에 제출된 정부 보고서도 힝클리의 정신건강은 '안정적'"이라며 "더 이상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버지니아 커뮤니티에서 계속해 안정적인 정신 상태를 유지한다면 모든 제약을 해제하겠다고 했다.

힝클리는 법원이 제재를 완화한 이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타 연주와 노래 실력을 선보여왔으며, 약 3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해 내달 8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데뷔 콘서트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장 측은 이날 힝클리 공연의 티켓이 매진됐지만, 위협을 이유로 취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힝클리는 다음 달 23일 시카고에서도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한편 레이건 재단은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레이건 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힝클리가 석방되고 영리를 위해 음악 경력을 쌓을 계획이라는 사실에 슬퍼하고 우려하고 있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