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아니고 세무서 대기번호가 700번대

막판 신고 몰려 1시간 대기는 예사…늑장 신고안내도 한 몫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일선세무서에서는 신고를 하기 위해 몰려오는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는 국세청이 홈택스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으로도 신고할 수 있도록 전자신고시스템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법에 익숙치 않은 납세자들이 일단 세무서로

찾아온 뒤 세무서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현장에서 전자신고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

특히 종소세 신고가 지난 1일부터 한달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납세자들이 신고안내문을 받아보는 시점은 중순 이후인 경우가 많아 국세청의 뒤늦은 신고안내가 이처럼 마감이 다돼서 납세자들이 몰려드는 현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오후 5시께 한 일선세무서는 10여명의 세무서직원 및 신고를 돕기 위해 투입된 8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의 도움을 받아 종소세를 신고하고 있는 납세자들과 함께 번호표를 뽑아들고 차례를 기다리는 납세자들로 북적거렸다.

다음달 1일로 끝나는 종소세 신고를 위해 최근 며칠동안 이 세무서에 몰려드는 인원은 하루 700∼800명 가량. 이날도 700번대의 번호표를 뽑아들고 40∼50분째 순서를 기다리는 납세자들이 수두룩했다.

마감기한 직전에 이처럼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오전 11시나 오후 2∼4시에는 순서가 밀려 복도까지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붐비는 상황.

이 때문에 정작 5∼15분 정도 걸리는 신고를 위해 2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국세청이 각종 세무신고에 전자신고·납부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납세자들이 직접 세무서를 찾는 이유는 납세자들이 아직 전자신고 이용법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이와 함께 신고안내문을 받지 못하거나 발송된 안내문에 기재된 수입금액이나 경비 등에 차이가 있어 신고에 도움을 받기 위해 세무서에 찾아온 뒤 현장에서 전자신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정작 신고기한은 5월 1일부터 한달 동안임에도 불구하고 국세청은 이미 신고기간이 시작된 5월에 들어선 뒤에야 신고대상자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기 때문에 신고 마감기한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납세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납세자들이 우편물로 받아보는 5월 중순이 지나서야 신고안내문을 들고 세무서로 몰려들고 있으며, 심지어 신고가 5월말에만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 납세자들도 많았다.

이날 종소세 신고를 위해 세무서에 들른 한 납세자는 "3시 좀 넘어서 세무서에 왔는데 5시가 넘어서야 신고를 마쳤다"며 "신고를 위해 방문하는 납세자들이 좀더 분산돼서 세무서에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납세자는 "안내문에 나온 가운데 소득공제 부분에 다른 내용이 있어 직접 세무서를 찾아왔다"며, 종소세 신고기간이 언제부터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안내문을 22일에 받았기 때문에 그 때부터 신고가 시작되는 줄 알았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