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 신고 마지막 날이다. 일선 세무서들은 오늘도 늑장신고를 하러 몰려드는 납세자들로 몸살을 앓고있다.
지금까지 세무서에 직접 오지 않고도 세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갖가지 전자신고제도를 마련해 인터넷 전자신고를 독려해왔지만, 웬일인지 매년 납세자들은 신고기간 막판에 이르러서야 세무서로 직접 찾아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이제 연례행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소득세 신고안내가 늦었기 때문에 이제야 서둘러 세금신고를 하게됐다며 국세청의 게으름(?)을 탓하는 납세자들의 주장도 일리있는 항변으로 들린다.
현행 세법은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하는 방법으로 정부에서 세금고지서를 내보내 납부토록 하는 정부부과과세제도와 납세자가 알아서 자신의 진실한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토록 하는 신고납세제도 등 두 가지를 허용하고 있다.
소득세법의 입장은 납세자들이 알아서 세금을 신고토록 하는 신고납세제도. 이에 따라 국세청은 납세자들의 소득세신고를 기다리기만 하면 될 뿐, 적극적으로 세금신고안내를 해 줄 의무는 없다.
그러나 제법 소득이 있기 때문에 세무대리인을 시켜 간편하게 종소세를 신고할 수 있는 자영업자들 외에 만만찮은 세무대리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상당수 영세자영업자 등은 신고·납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은 엄연한 현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영세납세자 뿐만 아니라 탈세 냄새(?)가 나는 일부 사업자에 대해 친절하게 종소세 신고추계액이라든지 신고내용의 전산분석과정에서 의심이 가는 내용을 사전 안내, 성실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납세자들의 불편을 감안해 없는 인력을 쪼개서 말 그대로 '친절'을 국세청은 베풀고 있는 것.
그러나 납세자들의 입장은 분명 달라 보인다. 매년 국세청의 신고안내를 받는 모든 납세자가 '신고납세제도'를 이해할 것을 기대하기는 애초부터 힘들다. 일부 납세자들로서는 매년 국세청이 보내오는 신고안내대로 세금신고를 하면 그뿐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매년 5월을 맞는 상당수 납세자들은 국세청의 안내를 기다려 안내된 내용대로 세금을 내는 것에 이미 익숙해진 것.
문제는 국세청의 신고안내장이 너무 늦게 납세자에게 도착한다는 것이다. 늦게 받은 안내장에 따라 납세자들이 한꺼번에 세무서에 몰리다보니, 매년 신고기한만 임박하면 일선세무서가 북새통을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안내시점을 앞당기자면 부가세 신고내용 등을 토대로 종소세 신고대상자나 최종 수입금액 등을 확정하는 업무가 빨리 끝나야 하는데, 이 업무가 보통 4월말이 돼야 끝나기 때문에 때 이른 안내가 어렵다는 국세청 현실은 십분 이해한다.
이 때문에 신고납세제도를 이해하는 국세청 직원들로서는 납세자들의 항변에 어이없는 기분이 들 것이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왕 하고 있는 신고안내다. 신고안내를 조금만 빨리 한다면 세무서를 찾은 납세자들은 보다 한산한 분위기에서 친절한 직원들의 설명을 들어가며 실수없는 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이 막판에 몰려서야 신고를 하는 납세자들을 원망하거나 납세자들의 항변에 억울함을 느끼기에 앞서, 더욱 빠른 신고안내를 할 수 있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