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기업] '철의 여인'이 이끄는 K·S 야나세산업

전남도 지정 유망수출中企-"외자유치 세혜택 주었으면"

대한민국 경제사에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끔 했던 IMF체제(외환위기) 중심에 서 있던 1998년 12월, 누구라도 투자 자체를 꺼려했을 당시를 기회로 삼아 법인을 설립해 6년만에 '전남 100대 핵심수출기업'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기업이 있어 화제다.

IMF체제를 정면으로 돌파 하고 회사 설립 2년만인 지난 2000년 11월 100만불 수출탑 수상, 그리고 이듬해인 2001년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면서 대형선박기자재 제작업체의 다크호스로 등장한 'K·S 야나세산업(주)'.

전남 영암 방조제를 지나 대불산업단지 3번 도로를 달리다 보면 대형크레인이 한 눈에 들어오고 정문을 들어서면 마치 연금술사처럼 철제 강판을 자유자재로 구부리고 깍고 다듬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두꺼운 철판을 세심하게 제련해 대형선박의 조각품을 완성해 나가는 'K·S 야나세산업'의 중심에는 '철의 여

인' 김영순 대표(사진)가 서 있다.

□ K·S 야나세산업(주)는 어떤 회사?

K·S 야나세산업(주)는 지난 1998년 전남 광양에서 품질과 신뢰, 고객만족을 경영이념으로 삼아 설립된 회사다. 선박에 소요되는 윈찌, 크레인, 헤치카바, 라이싱브리지 등 선박기자재 생산 업체로 현재 일본시장을 겨냥해 일본 15개의 조선소에 전량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조선업체가 모여있는 대불산업단지 자유무역지역으로 회사를 이전해 7월에 제1공장을 완공했으며 올 4월에는 외국인투자지역 내 1만평을 확보해 제2공장을 준공해 한 단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김영순 대표는 "지난해 종업원 250여명, 매출 150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지속적인 수출 물량수주로 올 매출액이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신규로 고용을 확대할 계획. 이에 따라 수출역군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민 일자리 창출에도 한 몫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K·S 야나세산업은 최근 3년간 관세 2억8000여만원, 법인세 등 국세 2억9000여만원을 납부하는 등 국가세수입 향상에도 기여한 업체로 올해 2월에는 전라남도로부터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 "철저한 시장조사와 준비 그리고 신뢰가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회사 설립 후 뒤도 안 돌아 보고 뛰었다"는 김 대표는 준비정신과 신뢰를 무엇보다 귀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조선관련 사업의 시장성 검토과정에서 조선기자재 전문제작업체가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중소형 조선소를 방문하

면서 철저한 준비했고 업체간의 납기에 대한 신뢰를 생명처럼 여겼다"고 말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품질과 납품기한 만은 철저히 고수한 김 대표의 우직스러운 신뢰경영으로 '야나세'의 제품과 기술력은 품질검사가 엄격한 일본 바이어들로부터 인정을 받기에 이르렀고 이렇게 쌓인 신용이 지금은 회사의 든든한 재산목록 1호가 됐다.

또 일본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면서 직원들이 일본검사자의 입장에서 제작할 수 있도록 일본기술자를 초빙해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과 함께 일본 기술자를 상주시키면서 기술전수와 기술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 험난한 시련도 있었지만...

김 대표는 지난 1994년 경남지역에서 태림산업을 운영하면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원청업체의 부도가 연쇄부도로 이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다. 부도 후 그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10여명의 직원들과 헤어져야만 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김 대표는 "지금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고 어떠한 대안도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암울했었다"며 "직원들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자책감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직원들이 "사장님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 용기를 얻었고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까지 어려움들을 헤쳐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 때의 아픈 기억 때문인지 지금도 모든 직원들이 노력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의 적절한 대가가 지급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가겠다는 신념 하나로 회사설립 이후 뒤돌아 볼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뛰었다"고 말했다.

□ "외자유치 세금 감면혜택 부여해 주었으면..."

김 대표는 과세당국에 대한 작은 바램도 가지고 있었다.

김 대표는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조선업계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환헤지를 통한 손실을 최소화해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미 수주한 물량의 환차손을 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 대표는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국세의 세제혜택은 천만불 이상 투자한 업체나 고도기술사업체를 제외한 일반 업체들에게는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일반 업체에서도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투자금액에 비례하여 감면혜택을 부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앞으로 회사가 나아갈 비전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김 대표는 "국내 제일의 선박기자재 전문생산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윈찌 및 선박크레인의 국내 전문메이커로 거듭날 것"이라며 "지난 4월 제2공장 증축으로 2008년 5000만불 수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 250여명의 종사직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점차 채용을 확대해 지역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야나세'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자녀 교육비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장학재단을 설립해 교육비 걱정 없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향후 2∼3년내 코스닥 상장를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순 대표는?>

'살면서 나에게 시련이 주어지면 그것은 나의 몫이라고 생각하자'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삶의 자세로 삼고 살아간다는 김 대표.

평범한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순박함이 묻어나는, 한편으론 작업복 차림의 그의 당찬 모습에선 대한민국 '억척 아줌마'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서울 은광여고, 순천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연세대 경제대학원 최고경제인 과정을 수료 후 연세대 '제1회 최고경제인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5년에는 산업자원부 우수업체로 선정, 표창장을 수여했다.

현재 광양경찰서 행정발전위원, 광양시 중소기업육성기금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