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은 객실 이용상황내역을 컴퓨터 자판 하나로 삭제, 사실상 복원이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 특징.
국세청은 최근 숙박업소에 대해 잇달아 세무조사를 벌였지만 이 때문에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숙박업소가 수입금 관리를 수기(手記)로 하거나 컴퓨터로 기록하다가 삭제하더라도 복원이 가능해 조사에 어려움이 없었다"며 "최근에는 컴퓨터 내용을 삭제하면 복원할 수 없는 객실프로그램이 나와 조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숙박업소의 80% 이상이 이 회사의 객실관리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며, 숙박업소가 이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이유는 모든 데이터가 1∼2일 후면 어느 누구도 복구할 수 없도록 영구 삭제돼 세무조사방지프로그램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 제품을 쓰는 숙박업자들은 모텔의 수입금액을 정산하고, 그 기록을 삭제하면 어느 누구도 복구할 수 없게 완전 파기되므로 세무조사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 제품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회사 영업사원들은 업주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서 이 회사만이 완벽한 세무조사방지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성실납세를 심각히 훼손하고 탈세를 조장하는 전형적인 '공격적 조세회피' 사례라고 국세청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에 따라 조사요원들은 "이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도 수입금액을 상당부분 탈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객실관리프로그램 데이터를 5년 이상 보존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보급하는 객실프로그램은 객실관리내용을 1∼2일 동안 보관할 뿐, 아예 저장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기록내용이 지워지면 관련 내용을 복원할 수 없다"고 복구불능기능을 인정했다.
컴퓨터로 작업한 문서내용을 저장하지 않고 날렸을 때 관련 문서를 복원할 수 없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대부분 현금거래를 하는 숙박업주들은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회사는 결코 적극적으로 탈세방법을 강조하거나 전파하지는 않는다"고 '공격적 조세회피행위'를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