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가 오는 25일 법안의 의결을 예고한 가운데 공화당이 인텔 등 특정 업체에 혜택이 집중될 경우 보조금 패키지에 반대할지를 숙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안의 외부적 목적은 부상하는 중국에 대해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천문학적인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통해 이미 55% 이상을 장악한 세계 반도체 시장 전부를 독식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척 슈머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일부 법안을 분리해 ‘미국 컴퓨터 칩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축소된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수 있다고 의원들에게 통지했다.
법안은 미국 칩 제조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520억 달러(68조4,008억 원)의 보조금과 투자세액 공제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초당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내용에 대해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내부에서부터 균열이 발생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법안의 최종 목표가 인텔과 같은 제조업체에 불균형적으로 지원이 집중되는 반면 AMD, 퀄컴, 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에는 거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텔은 TI(텍사스 인스트루먼드), 마이크론 등과 함께 설계는 물론 제조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공장건설을 위한 520억 달러의 CHIPS 법에 따른 보조금 외에도 FABS라고 하는 또 다른 법안으로 공장 내 시설이나 장비를 구입할 경우 투자세금 공제 혜택도 제공한다.
이와 달리 AMD, 퀄컴, 엔비디아는 설계는 하지만 제조는 하지 않기 때문에 공장건설에 필요한 보조금이나 시설(장비)에 대한 세금 지원의 직접적인 수혜는 없다. 다만 제조세액 공제와 칩 설계 활동과 관련된 세액공제가 포함된 FABS 법의 별도 법안으로 지원된다.
현재 상원이 추진하는 FABS 법안에는 칩 설계와 관련된 세금 공제는 빠져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칩 회사들을 중심으로 상원 법안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CHIPS 법으로 200억 달러, FABS 법으로 100억 달러를 추가로 받아 총 300억 달러를 받는데 경쟁자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시장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설계 실적이 없는 회사의 경우 어떤 혜택도 없고 일부 소수 회사에만 혜택이 집중되는 법안에 대해 지지할 것인지의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