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남부 사쿠라지마 화산 분화…경계 레벨 ‘피난’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鹿兒島)현 가고시마시의 화산섬 사쿠라지마(櫻島)가 분화했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경계레벨'의 최고 단계인 레벨5 ‘피난’으로 격상했다.

24일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8시 5분경 사쿠라지마가 분화하면서 분연(분화구에서 나오는 연기)이 치솟았고 화쇄류(용암 같은 고온의 분출물)가 흘러내렸다. 분석(화산이 분출할 때 나오는 굳은 용암 조각이나 암석 파편 등)은 분화구에서 2.5㎞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일본 기상청은 사쿠라지마 '분화 속보'를 발령했다. '분화 속보'는 일정 기간 분화하지 않은 화산에서 분화가 발생하거나 이미 분화가 발생한 화산에서 더 큰 분화가 발생한 경우 발표된다.

기상청은 또 분화 경계 레벨을 기존 레벨 3인 '입산 규제'에서 가장 높은 레벨 5 '피난'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일본 현지 당국은 오후 10시 20분경 가고시마시는 사쿠라지마 섬의 아리무라와 후루사토 마을의 일부 지역에 있는 33가구 51명의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가고시마현 경찰 당국에 따르면 24일 오후 9시 20분 기준 보고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소방당국은 이날 모든 가구를 방문해 오후 11시 56분에 주민 전원 대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사쿠라지마 주변의 지진계와 지각변동 등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만한 대규모 분화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사쿠라지마는 1914년 대분화로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이다. 1955년 이후에는 활동이 더 활발해져 매년 수천 건의 작은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이 지역은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가고시마시 중심지인 가고시마중앙역에서 직선거리로 10km 가량 떨어져있어 화산재가 날리는 등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피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방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등산객과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 또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고 화산 활동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것을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기상청의 발표에 따라 총리대신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정보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격상해 관계부처와 정보수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