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따라 과세 재산세적 성격 반영 못해‥차량 가격별 과세 필요
자동차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 부담이 재산세에 비해 과중해 자동차세 체납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부과기준 설정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형준 창원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최근 한 월간지에 기고한 '자동차세의 개선방안 및 징수 개선안'이란 제하의 글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전 교수는 먼저 "자동차세는 재산세에 비해 비싸다는 여론이 상존하고 있고 부과·징수상의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사항도 줄어들지 않아 자동차세 체납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자동차세에 대해서는 타 세목에 비해 우선적으로 부과·징수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자동차를 취득해 운행하는 경우 자동차세는 구입과정 3종, 등록과정 3종, 보유과정 2종, 운행과정 4종 등 총 12종이며 수입차의 경우 관세와 관련 교육세가 첨부되어 총 14가지에 달한다.
또한 전 교수는 "지방세 중 자동차관련 세목 5종(취득세, 등록세, 자동차세, 주행세, 지방교육세)으로 2001년도 지방세 총액의 18.1%를 차지하고 있고 금액으로는 4조2441억원"이며, "국세의 경우도 5개 세목(특소세, 부가세, 교통세, 유류부가세, 교육세) 및 관세를 포함해 16조1332억원으로 국세의 총액의 16.8%를 차지해 자동차 관련 세제가 타 과세객체보다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특히 "자동차는 당초 사치성 물품에 분류돼 자동차세가 과다하게 부과되어 왔으나 대체세원 발굴에 애로가 있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자동차를 일반 토지와 같은 시가 표준액인 물건과 비교했을 때 12년간 소유시 1500cc 승용차의 경우는 26배, 2500cc의 경우는 약 30배까지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를 위해 "자동차세의 부담을 이용과세 강화와 보유과세 완화 방향에 맞게 개편하되 세수감소분은 주행세율 인상을 통해 보전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먼저 "현행 배기량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비영업용 승용자동차의 세부담을 영업용 승용차 수준(2000cc 이하 자동차의 경우 영업용은 cc당 19원, 비영업용은 200원)으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이처럼 세부담을 대폭 낮추게 되면 납세자들의 조세저항을 줄일 수 있어 체납액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연 2회 부과하는 자동차세를 연 1회 부과가 가능하게 되어 징세비용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또 "외제차의 경우 국산차에 비해 2-3배 가격이 높아도 배기량이 같다는 이유로 동일한 세 부담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현행 배기량에 따라 과세하게 되어 있는 승용자동차에 대한 자동차세는 자동차세의 재산세적 성격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따라서 승용자동차는 배기량별 기준에서 차량가격 기준으로 전환해 정률세를 적용하면 자연스럽게 누진세율이 적용될 것이고, 이는 여타의 지방세가 가지고 있는 재산과세적 성격과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교수는 "자동차세를 주행세처럼 원천징수 하면 체납률이 낮아 질 수 있다"면서 "자동차 구입시 자동차 가격에 따라 자동차세를 원천징수하되 자동차 중량이 무거울수록 중과세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