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尹대통령, 계속 침묵하면 '이준석 축출' 주도 시인하는 것...입장 표명해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 '절대자'에 빗대며 자신에 대한 징계부터 비대위 체제 전환에 이르는 일련의 사태를 사실상 윤 대통령이 주도했다고 주장하는데 대해 "침묵 상태에 있으면 사실상 시인하는 게 돼버리기 때문에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대통령이 주도를 한 건지, 윤핵관들이 주도를 한 건지 그 문제는 잘 모르겠다"면서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쿠데타를 주도했으니 신군부 비유도 나오고, 행정부 수반이 당 문제까지 개입하니 절대자라는 비유가 나온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이 대표는 사실상 대통령이 자기를 쫓아내는 걸 주도했다고 국민들한테 계속 알리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이 계속 침묵 상태에 있으면 사실상 시인하는 게 돼버린다"며 "부인하지 않으면 시인하는 게 돼버리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정말 대통령이 주도했는지 이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나 당 지도부에서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시작하면 당내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는 말에 "솔직히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쫓아내는 사태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당내 주류 세력이 사실상 주도하고 대통령이 끌려갔다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타협 여지는 아직 완전히 죽은 건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통령이 주도했다면 루비콘강을 건넌 것이지만 주도했다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전 대표를 쫓아내는 과정이 너무 엉성하다"며 "윤핵관 생각대로라면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등으로) 기소가 될 것이고, 당헌당규에 기소시 출당까지 할 수 있게 돼 있어 자연스럽게 당대표가 출당되고 그러면 대표 궐위 상태가 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늦어도 수사, 기소, 이런 과정들이 빠르면 10, 11월 안에도 끝날 수 있다"라며 "그런데 그냥 의심만으로 윤리위 징계를 때려버린 것 때문에, (내부총질) 문자가 나왔다고 해서 갑자기 대표 쫓아내는 국면으로 바꾼 엉성한 작업들 때문이다. 만약 대통령이 주도하고 대통령실 정무적인, 전문적인 사람들이 이걸 봤다면 이렇게 엉성하게 안 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표와 당이 싸우는 게 국민들 보기에 얼마나 참담한가. 대통령 국정 어젠다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대통령 스스로 본인에게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당내 주류는 '100% 자기들이 이긴다'고 완전히 오판했다"며 "원래 가처분이 하루 이틀밖에 안 걸린다. (100% 기각이면) 지난주에 결론이 나왔어야 하는데 이번 주도 지나가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탄원서를 통해 '윤핵관'으로부터 '경찰 수사 무마' 등의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있다면 뻥이 센 것 같다"며 "요즘 대통령도 경찰에 전화도 못 한다. 지금 누가 경찰에 직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핵관 중 한 사람이 경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JTBC 보도와 관련해 "팩트가 나왔는데 기소를 못하게 하려면 수사를 조작해야 되는데, 수사관들이 한두 명이 아닌 여러 명이 관여돼 있어 모든 사람이 입을 맞춰야 되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유죄가 나와도 기소를 빼줄 수 있고, 무죄가 나와도 기소를 만들 수 있다면 이런 사기꾼 같은 사람을 잡아내야 한다"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사기를 행하려고 했는지 밝혀내고 처벌하려면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