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놓고 평행선 "발목잡기" "부자감세"

여야가 1주택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발목잡기라며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법안 처리에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1주택자 공제 금액 상향 방침이 명백한 부자 감세이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1주택 종부세 완화 법안'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논의를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달 안 법안 처리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폭적인 법인세 감세에 이어 국민의힘은 종부세법 보완입법을 외면한 채 부자감세인 종부세 추가특별공제만 고집하고 있다"며 "무주택자가 전체의 44%인 920만 가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9만3천명의 종부세 면세에만 집착하는 것이 민생을 우선하겠다는 태도인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종부세 3억원 추가 특별공제는 고가 주택을 소유한 소수를 위한 명백 부자 감세이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이미 1주택자의 세 부담 완화를 위해 기본공제액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고, 현재 아파트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71.5%이다. 실거래가 15억원 이하의 1주택 아파트는 종부세를 전혀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지난 8월 정부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 개정이란 편법으로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로 인하했다"며 "공시가격 20억원 주택 소유자의 경우, 371만원에서 165만원으로 이미 시행령을 고쳐 공정시장가액 조정을 통해 종부세 부담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라고 부연했다.

국회 민생경제안정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환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1가구1주택 종부세의 기준을 저희 정부 때 9억원이었던 걸 11억원으로 올렸는데, 얼마 되지 않아 그걸 다시 14억으로 높이겠다고 한다"며 "과표가 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이 있다. 정부는 40% 깎아서 60%를 과표로 하고, 또 기준을 높이면 사실은 굉장히 많이 봐주는 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1가구1주택 종부세는 최장 80%를 소위 면제해 줄 수 있는 기준도 있기 때문에, (특별공제) 그 기준대로 하면 재산세 대비해서 보면 종부세는 거의 종이호랑이 수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법안 처리 지연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며, 부자 감세를 명목삼아 어깃장 놓는다고 맞섰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모두 종부세 완화를 약속했지만, 민주당의 발목잡기 때문에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8월까지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성 의장은 "종부세 완화가 부자 감세라면 민주당은 그동안 왜 부자 감세를 추진해왔나.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끝나고 나니 갑자기 마음이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라면서 "민주당은 국정 발목잡기를 중단하고 다수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급격히 늘어난 종부세 과세 대상은 그대로 둔 채 민주당이 생각하는 일부만 통과시키자고 제안한다. 정말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최대 쟁점인 '특별공제 3억원'은 제외하고, 고령자 및 장기보유자 종부세 납부 유예, 일시적 2주택자와 상속주택 보유자에 대한 특례만 빨리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자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3가지가 같이 연결돼 있어 분리 추진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류 의원은 "민주당은 1세대 1주택자 비과세 한도를 한시적으로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하자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나 이것은 급증하는 종부세 과세대상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종부세 과세 대상을 그대로 두면 작년도에 15만3천명에서 금년도 21만4천명으로 급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금의 종부세 부담 완화를 추진하게 된 원인은 민주당과 이전 정권에 있다"며 "무려 28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징벌적 과세로 납부 대상과 세금을 급증시켰다"고 비판했다.

또 "금년 3월에 또다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7.2%나 급등했고, 지금 추진되고 있는 종부세 부담 완화 방안은 지난 3월, 민주당과 당시 여당이 추진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부자 감세라며 어깃장 놓는 건 무슨 이유인가"라고 반문했다.

◆ 한덕수 "민생만 보면 두말없이 오케이해줘야...이재명, 힘실어달라"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과 관련 "이재명 신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전체 이슈를 보고 받고 기획재정위원회 사항도 보고 받아 그런 결정에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민생 하나를 보면 종부세는 두말없이 오늘 중으로 오케이 해줘야 한다" "일각에서 부자 감세라며 부정적으로 보는데, 1주택을 (권장)하자고 했던 더불어민주당 안과 똑같다"며 "빨리 통과가 돼야 한다. 손 못 대고 넘어가면 50만명이 혼동에 빠진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처리가 8월에 통과되지 못한다면 금년에 기존 현행 법령대로 중과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저희 추산으론 약 한 40만 명 내지 또 부부 공동명의의 재산이 있을 경우 최대 50만 명까지 중과될 수 있다"며 "국세청 징세행정절차를 감안하면 8월 말경에 늦어도 그 사안이 마무리돼야 사전에 안내하고 해서 중과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