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동학대로 40명 사망...24개월 미만 영아 15명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 전년대비 3만7605건(21.7%↑)

부모학대, 전체 83.7%(3만1486명)...대리양육자·친인척 순

신현영 "아동학대 신고자 보호조치 및 각별한 주의 필요"

아이의 친모는 친부와 별거한 후 동거남과 함께 지내면서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5개월 간 밥 한번 주지 않자 배가 고팠던 아이는 먹을 것을 찾다 애완견 사료를 집어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숨지기 이틀 전엔 음식 냄새를 쫓아 쓰레기봉지를 뒤지다 집 안을 어지렵혔다며 친모의 동거남에게 맞기까지 했다. 결국 숨을 쉬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된 아이의 사인은 영양실조와 뇌출혈이었으며 검찰은 "배고파 개 사료 등을 먹고 쓰러진 자녀를 발견했을 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친모와 동거남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지난해 이 같은 아동학대는 3만7605건이 발생했으며 이중 목숨을 잃은 아동은 4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지난해 국내 아동학대는 전년(3만905건)보다 21.7% 증가한 3만7605건이다. 국내 아동학대건수는 ▲2018년 2만4604건(10.0%↑) ▲2019년 3만45건(22.1%↑) ▲2020년 3만905건(2.9%↑)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2018년 3만6417명(6.6%↑) ▲2019년 4만1389건(13.7%↑) ▲2020년 4만2251건(2.1%↑)이었다. 특히 연도별 교직원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5901건에서 2020년 3805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6065건으로 다시 반등했다. 지난해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학교 등에서 학대 의심사례 발견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복지부는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의심사례를 보면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아동학대 조기 발견과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아동학대 신고증가 이유를 밝혔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인 경우가 전체 83.7%(3만1486명)를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전년(82.1%)보다 1.6%포인트(p) 증가했다. 이어 대리양육자 9.6%(3609건), 친인척 4.0%(1517건),초중고교 직원 2.9%(1089건)이 뒤를 이었다.

복지부는 "지난해 1월 민법상 친권자의 징계권이 폐지됐지만 여전히 훈육 과정에서 학대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학대 유형을 살펴보면 여러 학대 유형이 동시에 나타난 '중복 학대'가 1만6026건(42.6%)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서적 학대가 1만2351건(32.8%), 신체적 학대 5780건(15.4%), 방임 2793건(7.4%), 성적학대 655건(1.7%)으로 나타났다.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전년도에 비해 3명 감소한 40명이며 그중 24개월 미만 영아가 15명(37.5%)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