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 마진'에 웃은 정유사... '나프타 가격↑'에 고개 떨군 화학사

정유 4사, 상반기 법인세 전년동기 比 대폭 증가... 1위 SK이노베이션

'정제 마진’, 과거 5년 평균 2.50달러→최근 30달러에 육박

핵심 원자재 ‘나프타’ 가격 급등... 화확업계 수익성 떨어져

GS칼택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법인세 중간예납 상위권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등 국내 정유사가 '정제 마진' 확대로 매출 증가는 물론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됐다. 반면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화학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부진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지난해 3분기 말부터 BEP를 웃돌기 시작해 1분기말 배럴당 10.6달러, 2분기엔 20달러대의 역대 최고수준으로 뛰었고 6월 말 29.5달러로 3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과거 5년 평균 정제 마진이 2.5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반면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4월 100달러대/t(톤)까지 폭락했지만 유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말 700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업황 부진으로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나빠졌다. 조세일보가 최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와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매출액 상위 10개 석유화학사의 올해 반기보고서(별도재무제표 기준)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공시한 법인세액은 총 4조1449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7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조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10개사 총 매출액은 157조2166억원으로, 1년 전(103조3072억원)보다 52% 가량 큰 폭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년 전(7조2323억원)보다 44% 늘어난 10조4615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 중간예납분을 가장 많이 공시한 곳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공시한 법인세액은 1조1844억원으로, 1년 전(3636억원)보다 226%나 늘었다. 10개사 전체 법인세액으로 따졌을 땐 29%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기순이익(-1751억원→2조2018천억)은 1년새 무려 2조4천억원이 증가했다.

이어 GS칼텍스가 전체 2위, S-Oil이 3위를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한 법인세 중간예납분을 신고하며 LG화학(전체 4위)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GS칼텍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14조1746억원) 대비 무려 13조2134억원(93%) 대폭 증가했다. 이에 법인세차감전순이익(3조414억원)도 지난해(7319억원)에 비해 2조3000억원 이상 증가하며 법인세 중간예납분으로 8200억원을 공시했다. 지난해보다 333% 증가한 수치다.

S-Oil은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분으로 7102억원을 공시했다. 작년 상반기 법인세로 2605억원 공시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173% 증가한 규모다. S-Oil의 상반기 매출액은 20조72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조558억원보다 8조6736억원이 늘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도 상반기 2조5953억원를 기록해, 작년(1조160억원) 보다 1조5793억원(155%)이 대폭 증가했다. 이 결과 당기순이익(7554억원→1조8851억원)도 1조 이상 크게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4대 정유사 중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분을 가장 적게 공시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분은 458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438억원)보다 3148억원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반기 매출액은 16조4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조4805억원)보다 6조5629억원 증가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5043억원→1조7113억원)과 당기순이익(3606억원→1조2527억원)도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로 1조원 규모를 공시한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분으로 4786억원을 공시했다. 지난해(1조307억원) 보다 5521억원이나 줄었다.

LG화학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3조834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조7677억원(13%)이 늘었으며, 영업이익(1조9032억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실적과 비교하면 1조6465억원(46%)이나 대폭 감소했다. 결과 당기순이익(2조6105억원→1조4875억원)으로 1조 가향 대폭 줄었다.

세수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롯데케미칼이었다. 이 회사는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분으로 954억원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3300억원)에 비해 무려 2346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매출은 11조973억원으로 지난해(8조5204억원)보다 2조5769억이나 증가했지만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조원 이상 감소한 2482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1조388억원→1528억원)도 85%정도가 감소한 저조한 실적으로 보였다.

한화솔루션 역시 1년 전보다 약 50%가 줄어든 1123억원을 올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분으로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로 2189억원을 납부했다.

한화솔루션의 상반기 매출액은 6조35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5조1818억원보다는 1조1776억원이 증가했지만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작년(8269억원)보다 1/2 수준인 4600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6080억원보다 2604억원이 감소한 3476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10% 정도 증가했지만 원가부담이 커 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이 회사는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분으로 2309억원을 공시해 지난해(4057억원)보다 43%나 줄었다.

SK지오센트릭의 경우 작년에 425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공시했는데, 올핸 75억원으로 82%나 줄었다. 같은 기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 3062억원에서 1053억원으로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5조2658억원)보다 1조6000이상이 증가한 6조881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익규모는 크게 줄어든 셈이다. 특히 지난 4월 화재 사망사고에 이어 지난달 31일 울산 폴리머(합성수지)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SK가스도 상반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큰 폭(1조423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이익측면에서 부진을 보이면서 법인세 중간예납분은 지난해보다 적은 471억원을 공시했다. 지난해 법인세는 522억원을 납부했다.

이 회사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2214억원→2016억원)과 당기순이익(1692억원→1546억원) 각각 감소했다.  상위 10개 석유화학사의 평균 유효세율은 28.4%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높은 유효세율을 기록한 곳은 롯데케미칼(38.4%)이었다. SK이노베이션(35%)이 그 뒤를 이었고, S-Oil(27.4%), GS칼텍스(27%), 현대오일뱅크(26.8%)과 금호석유화학(25.9%)이 법인세 최고세율보다 높았다.

지난해보다 성과가 저조한 LG화학(24.3%)과 한화솔루션(24.4), SK가스(23.3%)와 SK지오센트릭(7.1%) 등 상위 10곳 중 4곳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최고세율보다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