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정기국회 내 처리 불발…野 단독수정안, 김진표 의장 거절

9일 여야가 법인세 인하 등 쟁점사안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물건너갔다. 여야 모두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초로 회기 내 예산안 처리를 못했다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두 차례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후 의장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3년 예산안 관련, 오늘 중 여야가 추가 협상에 따른 수정안이 마련돼서 합의 처리하는 건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시트 작업(계수조정작업)을 고려하면 여야가 오후 늦게 타협을 하더라도 정기국회 내 처리는 불가능하다.

양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골자로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에서 최종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마지막 타결을 하려고 했는데, 민주당이 김 의장의 중재안(법인세 인하하되 2년 유예 적용)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장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되 시행을 2년 유예하자는 중재안을 냈지만 민주당은 이날도 거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앞서 이날까지 여야 합의가 어려울 경우 단독 수정안을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 대변인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이 통과되려면 정부안이나 (민주당 단독) 수정안을 올려서 처리하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진표 국회의장은 "수정안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회법 절차대로 의안과에 접수하든지 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합의하면 국민은 (예산안이) 정기국회 내 처리된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해 주말에라도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법상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표결을 진행하지 않으면 폐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