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 높이는 게 목표
우리나라 원화 위상에 맞춘 제도 개편
일각에선 외국인 놀이터 우려도
◆…지난 8일 방영된 YTN라디오 생생경제 ‘70년 만에 바뀌는 외환시장, 새벽 2시 연장이 주는 의미는?’ 진행자 박귀빈 아나운서(사진 = 유튜브 캡처)
정부가 70년 만에 내년 하반기부터 외환시장 거래를 새벽 2시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외환 공급량 증가로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8일 YTN 라디오 생생경제 ‘70년 만에 바뀌는 외환시장, 새벽 2시 연장이 주는 의미는?’이라는 주제로 정부가 외환시장 거래를 연장한 취지를 설명했다.
신 교수는 “외환시장 거래가 연장된다면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자격을 갖춘 외국 금융기관, 은행, 증권회사 등이 국내 시장에 달러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원화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환 공급이 풍부해지면 전에는 우리가 수출해서 달러를 벌어들여야만 공급이 됐는데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가 늘어나 달러의 공급량 증가로 외환이 풍부해지고 환율이 매우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그렇다면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거래시간을 유지한 이유는 무엇인지’라는 질문에 신 교수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달러와 한국 돈을 바꾸는 거래다. 현재는 우리 원화가 국제적 위상이 많이 높아졌지만 30년 전만 해도 시장 형성 자체가 어려웠다. 우리나라는 달러를 수출해 벌어들이는 돈은 적고 쓸 곳은 많은 상황이라 시장에 맡겨 놓으면 환율이 너무 비싸지는 구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0년 전엔 시장에서 달러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 외환시장이 없어 정부가 환율 고시를 했다. 이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또 우리나라에 외환시장이 형성된 것은 20년도 되지 않는다”며 “현재는 우리가 수출을 많이 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외환시장이 풍성해졌다. 30년 전과 다르게 시장 형성도 이뤄진 상태다”라고 말했다.
또 “고로 70년 만에 획기적으로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원화 위상이 점점 세계적인 통화로 돼가면서 개방화 시대에 맞춰 이 제도가 마련되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교수는 “일각에서는 외환시장 거래 연장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기도 한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시장에 달러 공급량을 무수히 늘리면 환율이 떨어진다. 거꾸로 달러를 모조리 사서 빠져나가면 환율이 급격히 치솟을 수 있다”며 “외환시장 규모가 커지고 환율이 안정되는 기대감은 있으나 외국인이 예고 없이 빠져나가는 경우 환율의 불안 요인도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앞서(7일) 정부는 해외에 소재한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 간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외환시장을 개방하고 거래 시간도 런던 금융시장의 마감 시간인 한국 시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외환시장의 구조를 바꾸기로 한 이유는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외환시장 구조가 자본시장과 금융산업 발전에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시장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달러화·유로화·엔화 등 세계 주요 통화는 역외에서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되고 국적·법적 지위와 관련 없이 금융기관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은 올해부터 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새벽 3시까지 연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