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11세 소녀 사망·아버지도 양성 반응
병원성 강해 조류 치사율 거의 100%·사람 50%
WHO "심각성 인식하고 경계 강화할 것을 촉구"
◆…이스라엘 북부 훌라계곡의 자연보호구역 호수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사망한 두루미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최근 전 세계에 조류 인플루엔자의 포유류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캄보디아에서 11세 소녀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 대응국장은 이날 화상 브리핑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서 발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전날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5N1)에 감염된 11세 소녀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숨진 소녀는 2월16일부터 고열과 기침이 심해 수도 프놈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2일 조류독감 감염으로 진단을 받고 얼마 후 사망했다. 이 소녀의 접촉자 12명에 대한 검사 결과, 소녀의 아버지도 조류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이 나왔다.
캄보디아 당국은 집에서 기르는 가금류에 접촉하면 어린이들이 걸릴 확률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강해 감염될 경우 조류는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며, 사람의 경우도 치명률이 50%가 넘는다.
조류 독감은 보통 가금류 사이에만 퍼지고 사람에게는 거의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997년 홍콩에서 처음으로 18명의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이후 2004년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사람에게 직접 전파가 되어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동안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은 21개국 870명이었으며 이중 457명이 사망했다.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고열, 근육통, 두통, 기침 또는 숨가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WHO는 캄보디아에서 한 가족 중 2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브라이언드 국장은 "WHO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국가가 경계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녀가 같은 환경 조건에 있었기 때문에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새나 다른 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해 각각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