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11시, 통영지역 활어 반입현장에서 입회감시를 끝낸 통영세관 직원들이 씩씩한 목소리로 세관장에게 보고했다.
활어를 수입해 들여오면 수량 검사 등 세관 직원이 배에 직접 승선해 활어 반입을 감시하는 입회검사를 실시한다.
한번의 입회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에서 6시간, 통영에는 30곳의 활어 수입업체가 6군데로 나눠 활어를 반입하고 있지만 통영세관의 직원들은 세관장까지 총 24명뿐이다.
그나마 입회검사를 실시하더라도 세관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시간에는 밀반입에 속수무책이었던 것이 사실.
올 초 수입활어의 밀반입 문제로 떠들썩했던 경상남도 통영이 세관의 실시간 감시체제 도입 이후 아름다운 항구의 이미지를 되찾고 있다.
세관승격 첫해, 활어불법반입 원천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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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을 맞아 관광객들로 분주한 통영 여객선 터미널을 지나 통영항 뒤편으로 돌아가 보면 자그마한 2층 건물로 지어진 통영세관이 눈에 들어온다. 통영세관은 외관상의 크기는 작지만 올해로 벌써 100년째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관이다. |
1907년 4월 10일에 통영세관감시서로 출발하여 80년에 장승포세관 충무출장소, 95년에 거제세관 통영출장소로 이름이 바뀐 후 올해 1월부로 통영세관으로 승격돼 본격적인 세관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게 됐다.
통영세관과 함께 초대세관장으로 부임한 박병도 세관장은 1975년 부산세관 총무과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거제세관, 울산세관, 평택세관을 거쳐 올 초 통영세관의 승격과 함께 세관장 자리를 차지했다.
통영항은 작은 지역 항구이지만 활어 수입만큼은 전국 물량의 70% 이상이 통관되는 지역으로, 수입활어의 통관문제는 통영세관의 심각한 골칫거리였다.
지난 3월, 수입활어를 검역하기 전에 빼돌린 일부 업체들의 불법 반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관의 감시체계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높아만 갔다.
특히 중국에서 들여온 수입활어에서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활어시장이 더욱 어렵게 됐다는 어민들의 원성은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 박병도 세관장<사진>은 "100여명의 국내 활어양식 어민들이 세관 앞에서 시위를 하는 통에 세관에서 꼼짝도 못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CCTV를 설치하면 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입활어문제가 세간의 도마에 오르자 박 세관장은 부산세관시절 인상깊게 봐뒀던 일본의 CCTV 감시 사례를 적극 도입했다. 박 세관장은 "수입활어의 반입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게 되면서 세관에서는 입회검사의 한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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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기능을 가진 카메라를 업체 내부에 설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당사자인 수입업체들의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CCTV 설치를 위해 업체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명을 했던 박 세관장은 "처음에는 반발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사장들을 만나보니까 세관에서 공문만 내려준다면 바로 설치하겠다고 나서더라"고 설명했다.
수입활어 업체의 경우 검역과정을 거치기 전에 밀반입 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과 선원들에 의해 발생하는 도난사고도 빈번했던 것.
결국 CCTV의 설치는 내부 도난사고를 막기 위한 업체사장들의 요구와 세관의 실시간 감시 필요성이 적절하게 맞물려 이뤄낸 결과였다.
박 세관장은 "CCTV 설치비용을 업체에서 부담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렵지 않겠나 하고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업체 사장들을 직접 만나보니 의외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통영지역의 활어수입 업체는 30여곳이지만 한 업체당 활어탱크는 수십개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탱크로 따지면 400여개가 넘는다.
통영세관은 이번에 각 업체의 탱크에 3대 이상의 CCTV를 설치하도록 했고 총 139대가 설치돼 현장의 상황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통영세관에 전송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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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리고 탱크로 가져오고 싣고 퍼담는 모든 과정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상황실 컴퓨터에는 139대의 감시카메라가 전송해주는 동영상을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연간 60시간과 400여만원의 감시비용을 절약하고 |
"통영세관은 활어 통관 이외에 다른 일을 더 많이 합니다"
국내 수입활어의 통관물량 중 70% 이상을 담당하는 통영이지만 세수의 측면에서는 활어의 비중이 10%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박 세관장은 "통영세관 하면 활어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세수의 비중은 크지 않다"며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가 통영에 자리잡은 이후에는 세수의 80% 이상을 LNG 통관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7년 건교부 인가로 자리잡기 시작한 한국가스공사의 통영생산기지는 지금도 저장탱크를 확장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가스공사의 세수비중은 상반기 통영세관의 총 세수 3900억원 중에서도 3000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박 세관장은 "올해 6300억원의 세수를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가스공사의 확장과 더불어 상반기에만 3900억원을 돌파해, 하반기 세수목표를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통영 관내 6개 조선소도 통영세관의 업무 영역이다.
조선소는 무관세인 보세공장으로 구분돼 있지만 통관 자체만으로 업무의 비중은 크다.
부산세관 시절 참깨 450t의 밀수를 적발하는 등 밀수적발에 일가견이 있는 박 세관장이지만 통영세관에서 적발하는 밀수품의 실적은 많지 않다.
박 세관장은 "한 두 곳을 통해 통제가 가능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항구 구석구석이 개방돼 있는 소규모 항구도시라서 밀수의 감시에 대한 감시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면서도 "법무부에 요청해 중국선원들이나 외국 선원들이 입항을 할 때 통관 절차에 관계되는 담당자를 제외하고는 배에서 아예 내려오지 못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밀수단속에 대한 자신감을 비췄다.
세관승격 첫해부터 활어의 불법반입이라는 통증을 이겨낸 통영세관의 발전이 박병도 세관장의 자신감과 함께 계속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