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시대의 한미관계 2만달러 시대에 지속할 수 없다"
청와대가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 FTA의 당위성을 '관계 진화론'에 대입시키는 새로운 설득법을 내놨다.
진화론은 자연계에만 있는 것이 아닌 인문사회계에도 있으며, 한미관계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진화과정 속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은 1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100불 시대의 옷을 2만불 시대에도 입어야 합니까?'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작통권과 한미FTA에 '관계의 진화론'을 대입시켰다.
이 수석은 "작통권 환수를 반대하는 일부 보수나, 한미FTA를 반대하는 일부 진보나 '관계의 진화론'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국가관계는 물론이고 모든 사회적 관계는 경제발전에 상응하여 진화되어 왔다. 한미관계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진화과정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수석은 지금은 유명해졌지만 한 때 가난한 삶을 살았던 사회탐구 분야 강사를 예로 들며 "경제적으로 나아지면 인간관계나 사회관계 등이 민주적(합리적)으로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의 주장에 따르면 '상황의 변화'는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고, 이는 다시 '관계의 변화'를 낳는다며 이는 즉 경제적 상황이 모든 관계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부자관계, 사제관계 노사관계, 한미관계 등 이 모든 관계가 경제가 발전하고 정치가 민주화하면 할수록 그에 상응하여 업그레이드된다"며 "이것이 바로 '관계의 진화론'"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이어 "한국이 미국에 전시 작통권을 넘겨준 것은 1950년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미만이었다. 작통권 이양은 100달러 시대의 산물"이라며 "한국은 지금 2만달러 시대에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다. 100달러 시대의 한미관계가 2만달러 시대에도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이 같은 일은 한국이나 미국, 모두에게 불편할 뿐"이라며 "100달러 시대의 의식으로 2만달러 시대를 논할 수는 없다. 100달러 시대 때 입었던 옷을 2만달러 시대에도 입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또 "중요한 것은 관계의 강도다. 관계가 진화할 수록 관계의 강도는 더욱 높아진다"면서 "외양적으로 관계가 느슨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용적으로는 관계가 더욱 튼튼해 진다는 얘기다"라며 이른바 한미동맹 변화의 기저에 '관계의 진화론'이 있음을 주장했다.
이 수석은 구체적으로 "한미관계도 마찬가지다. 안보관계가 진화할 수록 한미동맹도 더 돈독해지고 강해질 것이다"고 전제한 뒤 "한국도 다른 나라처럼 미국에 작통권을 넘기지 않고서도 강력한 안보동맹의 관계를 충분히 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