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통관업무의 대부분을 대행하고 있는 관세사들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중의 하나가 세관송장상의 수입 수량과 실제 수입되는 수량이 다를 경우 이것이 관세법 제269조 제2항 제1호의 '밀수출입죄'에 해당하느냐의 문제이다.
2005년 8월, 서울중앙지법은 흥미로운 판례를 남겼다.
중국에서 의류를 총 76회에 걸쳐 수입하면서, 총 60벌을 신고누락하여 밀수입죄로 고발된 피고에게 "비록 수량의 차이가 수십 개 또는 수 개에 불과한 경미한 차이라도 수입신고의 효력은 수입신고서에 기재된 수량의 물품에만 영향을 미치고 나머지 수량의 물품에 대하여는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후 상고가 진행된 대법원에서는 이 판결에서의 두가지 잘못을 지적했다.
첫째는 총 76회에 걸쳐 수입된 물량 중 총 누락 수입물량이 60벌이라는 것은 하나의 죄로 볼 수 없고, 각 행위별로 판단하여 유·무죄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대법원 2001.5.15, 선고 99도1046 판결),
두번째, 수입신고된 물량과 실제 수입물량의 차이가 그리 현저하지 않을 경우 전혀 다른 수입신고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대법원 2002.2.8 선고 99도4846 판결).
즉 세관은 여러차례의 수입물량에 대해 판단하지 말고 하나 하나의 누락행위별로 개별심사하고 유·무죄를 가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고수량과 수입수량이 현저히 차이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를 서로 다르다고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밀수출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결이다.
수입통관시 수입화주는 최선의 주의를 다해 수입량을 정확히 신고해야 하며 세관은 물품검사시 경미한 차이는 성급히 추징하지 말고 수입신고를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정확한 세액을 징수 할 수 있어야 한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