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관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CR 침해 보상해야"
김성수 "우리나라도 나스닥에 투자한 이상 선진 거버넌스처럼 운영해야"
김봉기 "지배주주 의결권 뻥튀기...소유·지배 괴리 발생"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6일 CFA한국협회가 주최한 '거버넌스 vs 기업가치' 심포지엄에서 '최근 사례로 본 거버넌스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관치, control right, 주주의 비례적 이익' 발표를 진행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이 교수는 지난 26일 CFA한국협회가 주최한 '거버넌스 vs 기업가치' 심포지엄에서 '최근 사례로 본 거버넌스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관치, control right, 주주의 비례적 이익'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행동주의나 스튜어드십코드가 총수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에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 예측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정부의 관치가 작용하는 매커니즘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는 소유분산기업을 '주인 없는 회사'라며 개입을 정당화해왔다. 현 정부뿐 아니라 수십년간 모든 정부가 마찬가지였다"며 "공익 명분으로 개입하려면 법적 근거를 정비하고 주주 CR 침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적분할 대책에 대해서는 'CR 배제'라는 본질을 간과했다며 '달을 보지 않고 가리키는 손가락만 문제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물적분할, 의무공개매수제도의 본질은 민사 문제"라며 "법무부가 나서야 하는데 뒷짐지고, 금융위원회 행정규제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관치"라고 꼬집었다.
이어 "물적분할은 일반주주의 CR을 배제하는 게 본질이자 목적"이라며 "주식매수청구권은 '억울하면 이민 가라'는 식으로 이해상충 시 밸류에이션을 왜곡하고 잔류가치(업사이드) 보상을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적분할 후 5년 내 상장 제한 역시 문제는 상장이 아니라 CR을 배제하고 지배주주 마음대로 하는 거다"라며 "조선호텔의 아티제 매각 사태처럼 물적분할했지만 비상장이면 상관없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의 CR을 보장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에 회사뿐 아니라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총주주'를 포함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다.
이 교수는 "현재는 경영진이 총수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사거나, 물적분할을 해도 '회사'에 손해가 없어 일반주주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 어렵다"며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보장된다면 지배주주를 위해 일반주주의 돈이나 지분율을 빼앗는 행위에 대해 태클을 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전 CFA한국협회 회장도 "우리나라도 나스닥에 투자한 이상 나스닥 기업의 선진 거버넌스처럼 운영해야 한다"며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유능한 CEO 승계작업, 경영진의 인센티브 구조가 회사의 장기적인 전략과 연계되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역시 "우리 기업은 총수 중심의 피라미딩 소유구조로 인해 지배주주 의결권은 뻥튀기되고 일반주주 의결권은 축소돼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발생한다"며 "상법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 보호의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