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업계 불경기가 미국 리세션 돌입의 전조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현지 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팬데믹 당시 폭증했던 가전, 가구, 운동용품 등 내구재 수요가 줄고 기업들도 비축해 놓았던 재고 소진에 나서고 있어 전반적으로 해외 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국내 소비시장 위축 ⇒ 기업 재고 비용 상승 ⇒ 제조업 구매 주문 감소가 악순환하면서 전반적인 수입 경기 침체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중국으로부터 컨테이너 수입량도 계속해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3월 대중 컨테이너 수입 물량은 약 58만TEU를 기록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8월에 비해 무려 4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테이너 수입 물량은 회복의 기미를 보였으나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3월에도 역성장(-7%)을 기록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해관총서가 이날 발표한 중국의 4월 수출액은 2954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했다. 다만 수출 증가 폭은 3월에 비해서 절반 가까이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세계 경기의 침체로 외부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점이 주요한 원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수입은 큰 폭으로 줄었다. 4월 수입은 2천52억1천만 달러(약 272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7.9% 감소했다. 4월 무역흑자는 992억1천만 달러(약 131조원)로 전년 동기대비 82.3%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넉달간의 수출은 1조1천200억 달러(약 1천 480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8천227억6천만 달러(약 1천 91조원)로 7.3% 감소했다.
무역 규모의 지역별 편차도 뚜렷했다. 최대 교역 상대인 아세안과는 769억1950만 달러의 무역액을 기록해 대 아세안 수출은 15%나 대폭 증가했다. 반면 한국, 미국, 일본과의 무역 규모는 대폭 감소했다. 미국과의 무역 규모는 11.2%, 일본과는 9.6% 그리고 한국과의 무역액은 14.1% 줄었다. 갈등을 겪고 있는 대만과의 무역 규모는 25.7% 급감한 반면 신냉전 이후 밀착 관계인 러시아와의 무역액은 전년동기 대비 41.3% 급증했다.
이처럼 코트라와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과 중국, 중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무역이 줄어들고 있다. 물론 글로벌 무역 총량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과 한.미.일 3국 간의 상호의존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교역량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을 주시하여야 한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량이 줄었다고 해서, 그 물량이 전혀 없어지지는 않는다. 어디론가 전환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은 미국의 수입 전환국가를 주시해서 보아야 한다. 중국이 미국의 투자로 성장했듯이, 새로이 미국이 투자하는 곳이 또 다른 신흥국 내지는 제조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한-중, 한-미 관계를 살펴보면 중국은 우리를 밀어내고 있고, 미국은 우리를 끌어당기고 있다. 동북아에서 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역시 우리의 안보에 도움이 될 나라는 명확하다. 이제 우리도 그 변화에 신속하게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초강달러 시대, 돈의 흐름'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