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곳 중 90곳만 코스닥 이전상장 성공
2013년 상장사 주가는 고점대비 1/10 수준까지
자동상장?..."코스닥 거품, 투자자 위험 우려"
◆…한국거래소는 3일 코넥스 상장기업, 코넥스협회, 벤처기업협회, 금융투자업계 임직원 및 투자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0년간 코넥스시장의 중소.벤처기업 인큐베이팅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코넥스 개설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거래소 제공]
3일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개설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자축했다. 코넥스(KONEX)는 창업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과 코스닥 이전상장을 지원하는 주식시장으로 2013년 개설됐다.
코넥스시장의 상장기업 수는 10년간 21개사에서 129개사로 증가했다. 코넥스에 상장했던 283개사 중 90개사가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코넥스 상장 후 1년이 지나고 지정자문인 추천 등 요건을 갖춘 기업은 신속이전상장 트랙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코넥스 출범 첫해 상장해 10년째 '고여있는' 기업은 10개사에 달했다. 대주이엔티(-88.6%), 큐러블(-50.0%), 태양기계(-67.9%), 렌딩머신(-58.4%), 수프로(-89.5%), 골프존데카(-64.2%), 한중엔시에스(-22.6%), 대동고려삼(-81.9%), 코셋(-65.0%), 위월드(-88.1%) 등은 고점 대비 주가가 급락한 상태다.
코스닥으로 넘어가는 데 성공한 기업은 90개사다. 연평균 9개사에 불과하다. 지난해 6개사, 올해 상반기 3개사가 이전상장을 완료했다. 시큐센은 코스닥에 입성한 지난달 29일 공모가(3000원)의 3배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고 이날 7280원에 마감했다.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한 기업도 수두룩하다. 프로테옴텍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4500원)보다 낮은 3965원이다. 토마토시스템은 주가가 5000원 아래로 급락해 공모가(1만8200원)의 30%를 밑돌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코스닥, 장외시장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은 59만9000주, 거래대금은 18억6000만원 정도다. 기관투자자 비중은 2013년 42.2%에 달했지만 10년뒤 4.9%로 급감했다.
이렇다보니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직상장한 기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30개사였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코넥스도 장내시장이다보니 이전상장 시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전상장 시 유통물량이 풀리기 때문에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생겨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기업 육성이라는 코넥스시장의 취지를 고려해 '자동 상장' 혜택을 부여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작은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 시장으로 넘어갈 경우 부작용도 있다.
이 대표는 "비교적 상장 문턱이 낮은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넘어간다면 '거품'이 발생할 것"이라며 "거래량은 크게 늘어나겠지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거래소는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공시체계, 이전상장 등 3대 컨설팅 체제를 구축하고 이전상장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상장유치 루트를 다각화하기 위해 지정자문인 자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벤처캐피탈(VC)을 상장 유치하는 데 참여시켜서 코넥스 기업공개(IPO) 시장에 활기를 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부진에 대한 대책으로는 "최대주주의 지분 분산을 유도하고 지정자문인의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유동성공급자(LP) 제도의 개선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