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수소 생산능력 목표치 2배 확대
EU 정책자금 통해 수소파이프라인(1800km) 건설
◆…독일 쾰른 인근 베셀링에 있는 셸의 라인란트 정유 공장의 수소 전기 분해 플랜트. 사진=로이터통신
독일이 탄소중립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5년 앞당기면서 수소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고 전체 수요량의 70%가량을 수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립정부는 이날 내각회의를 열어 수소 생산·저장·운송·충전 인프라 구축 등에 관한 국가수소전략을 의결했다.
전략에 따르면 2030년까지 수소 생산능력 목표치를 기존 5GW에서 10GW로 2배로 늘리고 전체 수요량의 50~70%가량을 수입하기로 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날 내각회의를 마치고 "독일의 수소 수요량의 3분의 2 이상은 수입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독일 연방정부는 지난해 5월 탄소 중립국을 기존 계획보다 5년 앞당긴 2045년에 실현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탄소중립은 배출된 온실가스를 산림흡수나 이산화탄소 포집 등의 방법으로 제거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일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흡수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독일은 그동안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화학, 철강 등 고탄소 제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수입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그린 수소의 확대 생산에 집중해 왔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산업현장은 물론 육상·항공·해상교통의 탈탄소화를 위한 수소 공급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소 생산능력 목표치를 10GW로 늘린다고 해도 2030년 수소 수요량이 95TWh(테라와트시)~130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약 50∼70%는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재생에너지협회 대표인 시몬 피터는 "독일 내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 연방정부는 선박을 통한 수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수소 생산 연구에 7억 유로(7억 7500만 달러)를 투입하고 EU의 수소프로젝트 정책자금 지원 프로그램(IPCEI)을 통해 2027~2028년까지 1800km에 달하는 수소파이프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다. 단 수소 생산에 대한 직접적 재정지원은 그린수소인 경우로 한정된다.
볼커 위싱 교통부 장관은 "현재 수소 충전소 인프라와 재생 연료 보조금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전략이 전기를 공급할 수 없는 부문에 수소를 사용해야 하는 구속력이 없어 지속가능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궁극적으로 천연가스에서 생산되는 블루수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블루수소는 메탄가스의 열분해를 통해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해 대기로 배출하지 않는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