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방 선거에서 낙선한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염홍철 전 대전시장을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임명해 `보은인사' 논란까지 벌어진 후여서 정치권 인사의 정부 산하기관 임원 임명에 대한 뜨거운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1일 정부와 국회, 정부 산하기관 등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대한주택공사 감사에 감사원 출신 1명과 2004년 총선 당시 경북 상주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던 성백영씨가 추천됐고 성씨의 임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씨가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감사로서의 자격을 갖췄고 정부 산하기관 감사에 정치권 인사들이 주로 임명돼 왔다는 전례를 고려하면 임명되더라도 무리한 인사가 아니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당 열세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했다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면 또 다른 `보은인사'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재공모가 진행됐던 한국가스안전공사의 후임 사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고 이들 중 이헌만 전 경찰청 차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전 차장은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사하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가스안전공사 주변에서는 이 전 차장이 사장에 임명되면 감사와 기획관리이사 등 공사의 핵심 요직 3자리를 열린우리당 출신들이 모두 차지하게 돼 업무의 독립성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영진의 경영활동을 감시해야 할 감사와 사장이 같은 당 출신이라면 감사의 견제 기능이 제대로 보장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 7월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박금옥 전 이사장의 후임을 뽑는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공모 과정에서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공모에 이은희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이 지원, 압축된 3명의 후보 중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권 출신 인사 뿐 아니라 퇴직 관료들의 낙하산 인사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은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농림부.해양수산부.중소기업청.산림청.해양경찰청 등 7개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2년 이후 퇴직한 이들 기관의 4급이상 공무원 417명 가운데 269명(64.5%)이 산하.유관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공직 생활을 통해 쌓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오정', `오륙도' 등 빨라진 민간기업의 퇴직시기를 빗댄 신조어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이 퇴직한 뒤에 산하기관이나 유관기간의 고위직으로 재취업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산하기관의 인사 논란과 관련, "출신만으로 낙하산이다, 아니다를 구분하기 보다는 전문성과 능력, 도덕성에 따라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