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부실 대응 조사
대피 명령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피해 키워
◆…화염에 쌓인 라하이나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 수가 80명으로 늘었다. 지난 1960년 하와이섬 힐로에서 쓰나미로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 63년 만에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12일(현지 시각) AP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우이 카운티는 성명을 통해 오후 9시 기준 사망자 수가 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산불은 현재 85% 가량 진압됐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평생동안 본 적 없는 파괴현장"라며 수색·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하와이주 수사당국은 화재가 확산되는 와중에도 경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은 것에 대한 부실 대응 의혹을 조사 중이다.
◆…산불로 잿더미로 변해버린 마우이섬 사진=로이터통신
AP에 따르면 하와이 전역에는 자연재해나 기타 위협을 알리기 위해 약 400여 개의 사이렌이 갖춰져 있어 통합적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화재 발생 초기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 주민들은 화염을 목격하거나 연기 냄새를 맡은 뒤에야 산불로 인한 위험 상황을 인지했다고 전했다. 또 목격자들은 대피 명령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우이 카운티 소방서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빨라 구조대원들이 실시간 대피 명령을 내리는 담당 공무원들과 소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며 "화재가 처음 발생했을 때 해당지역 주민들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대피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도 11일 NBC에 "사이렌이 울렸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산불 확산 속도가 빨라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실은 이와 관련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전후의 주요 의사결정과 상비 정책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그린 주지사 역시 CNN에 "무슨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 종합적인 검토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화재가 발생한 마우이섬에는 불길을 피해 바다로 뛰어든 이들의 시신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아직 불에 탄 건물 내부 수색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화재로 마우이섬의 건물 1700여채가 불탔고 라하이나에서만 270여채의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