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죽음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팩트에 근거해야"
러 현지매체 '바자’ "비행기 내부에 폭탄 1~2개 설치 가능성" 보도
나토 동유럽 국가들, 프리고진 사망에 바그너그룹 무력도발 우려
◆…추락한 프리고진 전용기 잔해 근처에서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죽음의 배후에 크렘린궁이 있다는 서방의 추측에 대해 러시아가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25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의 프리고진의 사망 배후에 대한 질문에 "프리고진의 죽음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밝혀진 사실이 많지 않다"며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팩트에 근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만난 적이 없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필요한 포렌식 수사기법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유전자 검사를 포함해 필요한 모든 검사를 수행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검사 결과가 준비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장례식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데다 푸틴 대통령의 일정도 매우 많다"고 했다.
벨라루스에서 군사훈련을 수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그너그룹의 미래에 대해서는 "특별군사작전에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하면서도 "법적으로 보자면 그런 조직은 존재하지 않아 말할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 사망 소식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PMC 바그너 센터'에 있는 임시 기념관 앞에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앞서 지난 23일 프리고진이 타고 있던 전용기가 모스크바 인근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객 10명이 모두 숨졌다. 이를 두고 서방에서는 무장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보복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군사정보국은 이날 프리고진이 탑승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그가 사망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 역시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지만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잔해에서 발견된 시신 10구는 모두 수습됐으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탑승객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현지 매체 '바자'(Baza)가 비행기 내부에 폭탄이 1~2개 설치되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한편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프리고진 사망으로 무력도발이 거세질 가능성에 촉각을 고두세우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는 바그너 그룹의 위협이 더 커질 것인가, 더 작아질 것인가"라고 우려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바그너그룹의 목표 중 하나는 동부전선 일대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도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