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아저씨' 박순혁 작가 "여의도는 틀렸다"

"주가하락, 당신의 믿음 굳건한가 테스트하기 위해서"

"양극재 고평가? 일리 없는 얘기"

"2035년이면 LG엔솔이 삼성전자의 시총 10배 될 것"

"이동채 회장 구속, 머티리얼즈 상장 지연...불공평해"

'K-배터리 레볼루션'의 저자이자 '밧데리 아저씨'로 잘 알려진 박순혁 작가가 "여의도는 틀렸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2차전지 산업은 지속 성장할 것이므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이 늦어지는 것도 의도적인 지연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작가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SK이노베이션, 나노신소재 등 2차전지 주식 8종목을 꾸준히 추천해왔다. 저서에서는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을 '양극재 4대 천왕'으로 꼽기도 했다.

2차전지주가 급등 후 최근 들어 조정을 보이는 데 대해 박 작가는 "주식은 원래 그런 거다. 많이 올랐으니 많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며 "또 당신의 믿음이 굳건한가를 테스트하기 위해 떨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제가 추천한 8개 종목 중 5개 이상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3년만 갖고 간다면 어떤 가격에 사더라도 안 물린다"며 "기업가치는 고정된 게 아니라 회사가 성장하면서 변한다. 지금은 고평가됐던 게 내년, 내후년 되면 싸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에코프로 등 양극재가 고평가됐으니 음극재, 첨가제, 분리막 등 다른 쪽 종목을 발굴하라는 얘기가 나온다. 박 작가는 "일리가 없다. 주식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산업이 성장할 때 혜택을 보는 소수의 기업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에 집중 투자해야 성과가 난다"며 "8종목은 넓고 깊은 해자(진입장벽)를 갖고 있는 종목이다. 회사가 지속 성장하면서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지금은 비싸보여도 몇년 지나면 싸진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그는 "2차전지 산업이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자동차 가격의 절반이 배터리인데 그 시장이 어마무시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35년 정도 되면 배터리 시장 규모가 메모리반도체의 5~10배까지 커질 것이므로 LG엔솔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의 5~10배 커져야 정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채 회장 구속, 에코프로에만 불공평한 잣대"

에코프로그룹주가 2차전지 투자열풍을 주도하면서 비상장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기업공개(IPO)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그러나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이 내부자거래 혐의로 징역 2년형을 받으면서 상장예비심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박 작가는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 판결이다. 재벌 회장들은 3년 이하 징역을 선고받고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게 관행인데 2년 받고 실형을 살고 있는 건 이동채 회장이 유일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주주가 구속 상태인 게 문제라면 삼성과 SK그룹도 계열사 상장을 못했어야 맞다"며 "에코프로에 대해서만 불공평한 잣대를 적용하는 건 분명히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작가는 금융당국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을 의도적으로 지연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는 통상 45일인데 현재 4개월 넘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그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하면 과열된 에코프로 주가가 들썩일 수 있다는 이유로 상장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한다"며 "주가가 오를까봐 상장을 불허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해야 전구체 공장을 빨리 짓고 중국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데 이를 못하게 막고 있어 국가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한다면 에코프로비엠 시총에 육박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그는 "양극재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원재료가 전구체(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생산)와 리튬(에코프로이노베이션 생산)이므로 이를 내재화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극재 기업 중 전구체나 리튬이 준비되지 않은 LG화학과 엘앤에프가 머티리얼즈의 전구체를 쓸 가능성이 있어 외부 매출도 가능할 거라 본다"고 부연했다. "2차전지 인버스 ETF, 공매도 세력 돕는 셈"

박 작가는 최근 미래에셋의 'TIGER2차전지소재Fn' ETF에도 2억원가량 투자했다. 그는 "8종목이 많이 들어있어 구성이 훌륭하다. 중국 전기차를 홍보하던 미래에셋이 K-배터리의 장점을 살려 좋은 상품을 출시하는 유연한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KB자산운용이 다음달 출시하는 2차전지 인버스 ETF에 대해서는 "이런 ETF를 상장시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를 막아왔는데 2차전지 주가가 오르자 통과시켜줬다"며 "개인이 공매도하기 어려우니 인버스 ETF를 통해 공매도 세력을 도우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업종에 대해 인버스 ETF가 다같이 출시됐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박 작가의 팬카페인 박지모(박순혁 지키는 모임)가 공매도 개혁 집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2차전지주에 유독 공매도가 쏠리는 이유는 뭘까. 박 작가는 "여의도가 게으르고 교만해서"라고 봤다.

그는 "2차전지 산업을 잘 모르는 무지한 상태에서 '많이 올랐으니 떨어지겠지'라는 식"이라며 "기업에 대한 분석이나 업종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하게 공매도를 친 뒤 주가가 계속 오르자 2차전지가 고평가됐다는 말을 퍼뜨리고, 나를 음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를 미워하지 말고 당신들의 게으름과 무지, 교만을 미워해야 한다"며 "사과하고 반성하며 새사람으로 거듭날 계기로 삼으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의도는 틀렸다...내가 진짜 '버핏식 투자'"

박 작가는 최근 2차전지 종목으로만 구성된 주식계좌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포트폴리오는 변동 없다. 2025년 12월 31일까지 갖고 갈 생각으로 샀다"며 "대국민 약속을 한 거니 지킬 거다. 단 한 주도 안 판다. 매도는 절대 없고 8개 종목 안에서 추가 매수만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식계좌를 공개하면서까지 2차전지주를 추천하는 이유는 뭘까. 박 작가는 "여의도 증권사는 '대한민국에서 장기투자하면 안된다'고 얘기하는데 그건 이상한 종목에 투자해서 그런 것일 뿐"이라며 "우리 증시에서도 워런버핏 식 장기투자가 통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밸류에이션'을 주제로 한 신간을 준비 중이다. 그는 "원고는 70% 정도 완성됐다. 출판사에서 작업을 거쳐 아마 연내 출간될 걸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어 "워런버핏과 피터린치를 들먹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의도에서 얘기했던 투자는 다 틀렸다. 내가 8종목에 투자한 방식이 진짜"라며 "제대로 된 ''버핏식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론을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