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비리'로 기소된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건 속행공판에서 브로커 김홍수씨가 증인으로 나와 그간의 재판 불출석 및 진술 번복 경위를 낱낱이 공개해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조씨와 조씨 측 부탁을 받은 변호사로부터 증언 번복과 위증을 요구받았다는 김씨 주장과 별도로 검찰 측은 조씨 측이 '증인 신문' 일정을 미리 알고 김씨에게 접근했고 항소심 선고 형량에 영향을 주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황현주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오후 열린 공판에는 김홍수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조씨 재판과 관련해 검찰 조사과정에서 증언을 번복한 이유와 증인 채택 이후 재판에 불출석한 이유 등을 묻는 검찰 측 신문에 소상히 답변했다.
검찰이 올 1월 말 A변호사가 찾아와 증언 번복을 부탁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씨는 "모 변호사가 선임비는 조관행 부장판사에게서 받았다며 찾아와 '조 부장을 도와주면 조 부장이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말에는 동거녀가 접견차 와서 '조 부장판사가 영치금을 줬다'며 100만원을 주지 않았느냐"고 신문했고 김씨는 "예"라고 답변했다.
검찰은 이어 7월에는 조씨의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제자였던 B변호사가 찾아와 '조 부장은 사건과 무관하며 검찰 진술내용은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진술이었다'는 탄원서를 대법원장 앞으로 써줄 것을 부탁하지 않았느냐고 신문했고 김씨는 이를 시인했다.
또 검찰은 김씨가 7월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휴식시간에 동거녀와 통화를 하다 마침 동거녀와 함께 있던 조씨가 직접 전화를 받아 "검찰 진술을 번복해 달라. (나머지는) 내가 다 조치해 놓았다"며 진술 번복을 부탁하지 않았느냐고 신문했고 김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당시 검찰과 조씨 변호인이 향후 재판에서 쓸 진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증거보전 절차의 하나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 해당 일정이 노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B변호사의 위증 교사 가능성도 주장했다.
검찰은 "8월 말 접견을 온 B변호사가 '법원에서는 김홍수씨의 입만 보고 있다. 당신의 항소심에서는 징역 4년6월∼5년이 선고될테니 상고하라. 만약 선고 전 조씨 재판에서 증언을 번복하면 당신 사건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될 것이다'"며 회유했다는 주장도 했다.
이어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변호인 측은 사건 청탁 시점과 금품 전달 경위 등에 관한 김씨의 진술이 부정확한 기억을 토대로 이뤄졌고 검찰 조서도 모순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조명해 사실상 김씨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이 재판에서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변호인 측은 ▲김씨가 조씨에게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양평 골프장' 민사소송의 경우 김씨는 선고 뒤인 2003년 말∼2004년 초 돈을 줬다지만 재판은 2004년 8월 끝난 점 ▲조씨는 카펫 2장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김씨는 이후 카펫 1장은 교환해줬고 1장만 줬다고 말하는 점 등을 예로 들었고, 김씨는 "제가 착각한 것 같다" 등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