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이나 개인이 기부금을 낼 경우 손비인정 등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익성기부금 단체의 지정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지정 소관부처인 재정경제부가 전직 관료들이 소속된 기관은 물론 친목단체나 유사 정치단체 등에 대해서도 지정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석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13일 재경부 국정감사에서 "재경부 장관이 추천·지정한 단체의 다수가 전직 관료 출신들이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라며 "심사 지정과정의 공정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문 의원에 따르면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제이에이코리아를 비롯해 ▲조달연구원(신삼철 前조달청 차장) ▲디지털경제연구소(강만수 前재경원 차관) ▲한국선진화포럼(남덕우 前국무총리) ▲안민정책포럼(정영의 前재무부 장관) 등의 공익성기부금 단체의 대표를 전직 관료 출신들이 맡고 있다.
또한 한국CEO포럼 등 회원간 친목 및 협력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친목단체들도 공익단체로 지정되고 있으며, 뉴라이트 등 유사 정치단체와 특정 정치인의 외곽조직으로 판단되는 단체도 다수 지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법인세법 시행규칙에는 공익성기부금 단체 지정과 관련, 수입을 회원의 이익을 위해 사용치 않고 사회복지·문화·예술·교육·종교·자선·학술 등 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동구, 북구, 광산구, 남구 등에 자원봉사센터를 별도로 지정하고 있어 공익성기부금 단체의 지정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공익성기부금 단체의 사후관리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단법인 신산업전략연구원의 경우 삼성과 SK 등으로부터 받은 61억원의 후원금을 황우석 교수 연구비로 집행했으나, 감사원 감사결과 수억원을 유용하는 등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 아직도 공익성기부금 단체로 지정돼 있는 것.
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정기부금단체를 개인후원금으로 악용한 경우에는 해당 법인의 사무 및 재산상황에 대한 검사를 해야함에도 불구,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며 "지정이후 사업목적 이외의 영리사업 영위 및 불법행위 등에 대해 사후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그동안 공익성기부금 단체의 지정과정이 투명치 않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전관예우 뿐만 아니라 친목단체 및 유사 정치단체들에 대한 지정은 배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익성기부금 단체는 재경부가 매 분기(3, 6, 9, 12월)별로 신규 지정하고 있으며, 현재 1024개가 지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