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광 "하마스, 포로 교환 요구...인질 협상 여지는 있으나 고민일 것"
"인질로 인간방패,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계속 진행할 것"
"가자지구에 지하 도시 있어 인질 찾아내기 어렵다"
◆…11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집 위에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앉아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성 교수는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등 150명 인질 문제와 관련해 "어차피 협상은 전쟁이 끝난 후에 이루어질 것이다. 전쟁 중에는 협상을 안 할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협상과 상관없이 이스라엘은 지금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하마스는 포로 석방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재소자가 한 5천 명 정도 된다"며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협상의 여지는 있다며 "협상은 하겠지만 그렇게 많은 숫자 5천명과 한 150명 정도를 교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150명이라는 인명을 그냥 협상도 없이 가자지구 하마스에게 넘겨주는 것은 이스라엘에게 상당히 여론에도 안 좋다. 타격이 크다. 꼭 협상은 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이중 국적을 허용하고 있어 유럽이나 미국 등 사람들도 포함된 만큼 관련국들도 인질 협상에 적극 개입할 가능성에 대해 '외교적인 개입'은 반드시 들어올 수 있다고 봤다.
성 교수는 "하마스와 군사적 개입보다는 다른 루트 채널을 통해서 협상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지난 7일 오전 크파르 아자와 베에리 키부츠를 포함해 10여개 도시와 마을에 침투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와 여성, 노인 등 100∼150명이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로 납치돼 인질로 잡혀 있다.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하마스가 인질을 인간방패 삼는다는 보도에 대해 "가자지구에 하마스 지도부나 하마스 대원의 집을 붕괴시키면 당신들도 인질 중 몇 명을 처형시키겠다. 이스라엘 공격을 막아보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이스라엘은 그것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가자지구 공격을 진행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제어력은 없다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 민간인이 너무 많이 사망했기 때문에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통해서 국민의 여론도 잠재우고, 일종의 지금 많이 격양된 분위기를 가라앉힐 수 있는 때까지 계속해서 공격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집트나 카타르가 인질 교환을 중재한다 해도 조건에 따라 협상의 성패가 달려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도 점쳤다.
성 교수는 2000년대 초반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이 5년간 인질로 억류돼 있다 풀려난 것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짧아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인질 구출 문제와 관련해 "가자지구가 좁은 지역이지만 150명을 숨겨놓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인질들을) 구출하기 어렵다. 가자지구에는 이미 지하 도시 같은 것들을 하마스가 많이 건설해놓고 있기 때문에 찾아내기 어렵다"고 했다.
또 성 교수는 최악의 경우 이스라엘 병력이 가자지구로 진입하는 지상 작전도 예상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하마스의 공습 목적에 대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를 방해하려는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하면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주도권을 쥘 수도 없고, 하마스를 오랜 기간 지원해왔던 이란에게도 상당히 안 좋은 시나리오가 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방해하기 위해서 이번 기습공격을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