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정청래 '약체' 발언, 껄끄러운 걸 우회 표현"
"1순위는 서울…당이 부르는 곳은 어디든 갈 준비돼"
"일률적으로 '3선 이상 서울 가라'? 부작용만 더 커져"
"강서 보궐 크게 지면, 수도권 지역 대책 요구 목소리 나올 것"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사진=연합뉴스]
하 의원은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해운대 3선이 아니라 미래 서울 초선이라고 소개해달라"면서 "제가 몸이 여러 개면 서울, 경기 다 출전하고 싶지만 몸이 한 개이기 때문에 1순위는 서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거물과 맞불을 자객공천설이 나오는 데 대해 "'정청래 잡아라'라는 이런 이야기들이 시중에 많다. 전날 정청래 의원이 하태경은 약체다 (했지만) 중요한 건 우리 당 자체가 수도권에서 굉장히 취약하다. 전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선거를 싸움판으로만 몰고 가서 싸움닭 둘이 부딪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청래 의원은 껄끄러운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닌가 싶다. 어디든 당이 부르는 곳은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하 의원이 출마할 지역구로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구인 마포을, 안민석 의원 지역구인 경기 오산 등 수도권 접전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정청래 의원과 안민석 의원 둘 중 상대를 선택한다면 묻자 "경기지역의 민주당 의원들이 저한테 '너 경기로 오는 건 아니지' 물어보는데 경기를 배제하는 건 아니다"면서 "1순위는 서울이고, 경기도도 순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하고 잘 상의해서 최대한 빨리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에 보수 진영의 가장 큰 공적이 그 두 분인 것 같다. 입 잘 터는 분들"이라며 "정청래, 안민석으로 대표되는 정당이 되면 협소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응천, 이상민, 이원욱 이렇게 대표되는 정당이 돼야 우리가 더 고생을 할 텐데"라며 "아무튼 저희 당 입장에서는 당의 방향도 민주당의 수박들과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민주당의 수박 세력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가야 된다. 우리 당의 필승전략이다. 민주당 소위 당도가 높은 그분들에 대한 포용, 견인 이런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써야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청래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에서 "하태경 의원은 좀 약체이니 그래도 여당 대선주자 1위인 한동훈 장관 정도가 와야 제 의욕이 불타지 않겠느냐"고 하 의원을 밀어냈다.
하 의원은 서울 출마 선언으로 '중진 험지 출마론'이 탄력을 받을지 묻자 "전국적으로 반향이 좀 있는 것 같다. 개별 지역에서 당 다선의원들이 '너 때문에 고생한다'고 웃으며 말씀하신다"면서도 "개별 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확장성이나 서울 내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지 일률적으로 '3선 이상은 다 서울로 가라'고 했다가는 부작용만 더 커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울 내의 경쟁력을 보고 평가해야지 일률적으로 3선 이상이면, 안 그래도 정치불신이 높은데 3선 이상 꼴 보기 싫다, 서울 가서 다 죽어라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가능성에는 "서울 내 경쟁력을 한번 봐야 된다. 서울 내에서는 중도확장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 평가가 필요하다. 서울에서 출마하는 분들도 '저분은 서울에서 보탬이 된다', '그게 될까' 이런 평가가 있을 것 아닌가. 그런 의견들을 잘 수렴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장제원, 권성동 의원의 수도권 출마에 대해 "훈수를 두는 것은 굉장히 큰 오지랖"이라면서 "어쨌든 우리 당 승리를 위해서 가장 앞장서서 노력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본인들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대해 "(국민의힘이) 두 자리 이상 큰 차이로 지면 수도권 지역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나올 것"이라며 "수도권 혁신위 등 수도권 비전과 승리 전략을 가져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고, 지도부도 선거 결과에 따라 맞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 출마하려는 분들이 연락이 많이 온다. 답답함도 많이 토로한다. 저도 그분들 하고 이렇게 저렇게 소통하면서 우리가 어떤 정책을 내어놓을 것인가, 어떤 구도를 그릴 것인가, 어떤 전략을 짤 것인가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고, 당 지도부한테도 가감 없이 전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