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경찰 경력…공직에 봉사한 청렴한 공직자"
민주 '정권심판론' 강조하며 진교훈 후보지지
국힘 "진교훈 전략공천, 정치 경력 급조" 지적 나와
진교훈 "강서구 성장잠재력 촉진, 안전한 도시 만들겠다" 포부 밝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선거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를 돌며 막바지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1일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기초단체장 규모의 단일 선거임에도 여야 지도부의 선거 유세 총력전이 벌어지고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를 통틀어 22.64%라는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진 후보는 공약으로 ▲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고도제한 완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지역 내 균형 발전과 주거환경 개선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돌봄 일번지 ▲구청장 직속 어르신 일자리 전담팀 신설과 공공 및 민간 일자리 보급 등을 내세웠다.
"33년 경찰 경력…공직에 봉사한 청렴한 공직자"
1967년생 전라북도 익산 출신인 진교훈 후보는 '19년 강서 사람, 33년 행정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다. 그는 33년간을 경찰청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헌신 봉사해 온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또 지자체의 업무 추진력과 갈등 조정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는 "경찰에서 33년간 근무하면서 기획부터 예산, 대외 협력까지 두루 경험했다"며 "경찰 조직의 위기 때마다 TF에 참여하면서 해결책을 찾으며 공식, 비공식적, 인적 네트워크를 탄탄히 갖춘 점에서 적임자"라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찰대학(5기)을 졸업한 그는 경찰청 기획조정과장, 정보국장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을 지냈다. 2022년 5월 경찰에서 퇴임한 그는 민주당에 입당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9월 5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 공천됐다.
다만 그는 검찰과 경찰이라고 하는 구도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진 후보는 검찰은 수사라는 좁은 영역에서 범죄자를 처벌하는 일에 집중된 반면 경찰은 수사와 범죄 예방, 사회적 약자의 보호, 공공의 안전과 질서 유지 등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자신의 강점을 부각했다.
그는 10일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선거 일정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 후보였던 김태우 후보를 언급하며 "비리로 공직에서 해임 징계를 받은 사람을 선택하시겠느냐, 33년 공직에 봉사한 청렴한 공직자를 선택하시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 '정권심판론' 강조하며 진교훈 후보 지지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 이후 당내 경선을 통과해 재출마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와의 양자 구도에서 진교훈 후보는 당내 경선 없이 이재명 대표가 전략공천으로 내리꽂은 후보이다.
진 후보는 3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본선 승리의 가능성이 과연 누구한테 있느냐. 그리고 민주당의 외연과 지지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이재명 대표가) 저를 전략공천한 게 아닌가"라고 짚었다.
그는 정치에 입문한 지 한 달 남짓에도 국민들의 호감도를 이끌었다고 평가된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6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진 후보가 경찰청에서 33년 근무하면서 아무런 잡음도 없었다"며 또 "공무원 출신이라 선거 나가는 게 주민들과 스킨십이 쉽지 않을 거라고 봤는데 생각보다 아주 잘하더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선거운동 현장에서는 '처가에는 고속도로, 국민에겐 핵 오염수', '구민 혈세 40억! 선거비용 책임져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투표해야 바뀝니다. 투표해야 이깁니다'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의 풍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짚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총선에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남은 몇 개월간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이번 선거는 물론, 이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민생을 살피고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해 나가는 것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내다봤다.
한정애 민주당 진교훈 캠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10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전직 구청장의 징역형으로 발생했던 구정 공백을 빨리 수습해야하는 상황에서 진 후보가 종합적인 행정 경험을 두루 쌓았고 능력이나 자질 면에서 충분하게 인정받고 믿을 수 있는 후보"라며 "지금까지 살아왔던 궤적을 보면 누구보다도 청렴하게 일을 잘해왔다"고 지지했다.
국힘 "진교훈 전략공천, 정치 경력 급조" 지적 나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3일 채널 BTV를 통해 방송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민주당 진교훈 후보를 향해 "마지막에 투입돼서 이재명 대표가 찍어서 공천을 내려줬다는 얘기들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 활동했다기보다는 이 이력을 민주당에서 갑작스럽게 마지막에 후보로 끼워넣기 위해서 만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정치 경력 급조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구청장 선거 내내 강서구민의 삶에 대한 정책이나 비전보다는 김태우 후보 탓 윤석열 대통령 탓만 하며 민주당이 '정권심판'만 외치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진 후보는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당 전세사기특별대책위원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민생경제·국민안전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직책을 맡았다.
이에 진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에 책임이 있는 김 후보의 출마 자체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맞섰기도 했다. 그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이번 선거를 "윤석열 정권 1년 5개월과 반칙으로 퇴장당한 선수를 다시 내세운 몰상식과 불의에 대한 평가가 담긴 중차대한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 경력보다는 자신을 강서의 새로운 미래를 밝힐 유능하고 청렴한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강서구 성장잠재력 촉진, 안전한 도시 만들겠다" 포부 밝혀
진 후보는 강서구의 고도제한을 완화해 재개발,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공약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그는 10일 선거 일정 마무리 기자회견에서는 "김포공항 고도제한에 묶여 개발이 어려웠으나 최근 강서구가 서남권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마곡지구 개발이 완료되고, 고도제한 완화가 실현되면 10년 후 강서는 지금과는 또 다른 미래도시로 변모할 것임을 확신한다. 강서의 성장잠재력을 촉진시킬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또 그는 강서구의 안전도 강조했다. 진 후보는 "이번달 29일이면 이태원 참사 1주기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의 잘못으로 꽃다운 청년들이 생을 마감했는데 정부 관계자들은 정치적·행정적 책임을 회피한다"며 "강서구를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같은 재난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진교훈 후보의 당선으로 이재명 대표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v평가가 나온다.
단식 후 회복 치료 중이던 이 대표는 9일 서울 녹색병원에서 퇴원해 "진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서 국민의 무서움을, 이 나라의 주인이 진정 국민임을 확실히 증명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우리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고 진 후보에 힘을 실었다.
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체제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김태우 후보의 사면으로 이번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정부 운영 기조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9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두 자리 숫자 만약 15% 차이 이상으로 지게 된다면 김기현 대표가 나 자리 못 내놔, 내가 뭔 잘못이야 하더라도 지도 체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문제 제기할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여권 전체가 대형 지진에 휘말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교훈 후보가 이기고 만약 강서구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하면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 "거기다가 모든 정열을 다 바쳐야 할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며 만약 졌을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의힘 내부가 상당히 복잡해지는 양상을 띠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