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국가의 경우 쇼그렌 증후군·중증질환 등에만 적용"
"약가 높은 다른 약제사용 증가로 건보 지출 늘 것"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인공눈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가 비싸지면서 내년부터 인공눈물 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9월 2023년 제9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는 내인성 질환자에게만 급여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쇼그렌증후군, 피부점막안증후군, 건성안증후군과 같은 내인성 질환일 때는 급여 혜택이 적용될 예정이지만 약제성, 외상, 콘텍트렌즈 착용 등에 의한 외인성 질환에는 제외된다.
현재 안과에서 안구건조증으로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처방 받으면 약값의 10% 정도인 약 4000원에 한 박스(60개입)를 살 수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 점안제 한 박스를 약 40000원에 구입해야 한다.
심평원은 매년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목적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은 약제 중 성분의 효능이나 유용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약제를 선정해 다시 평가한다.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의 건강보험 급여 문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다.
안과의사회에 따르면 건성안 유병률은 지난 2013년 11.4%에서 2021년 17.0%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른 최근 5년간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 제제 처방 비율은 87%~88%를 기록했다.
정부는 재정 감축을 위해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 제제 급여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과의사회는 안구건조증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임상적 유용성 면에서 필요한 약제이며 약가가 높은 다른 약제사용이 증가해 재정 감축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 개최된 '건성안 환자의 점안제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정책 토론회'에서 박은영 심평원 약제평가부장은 "타 국가의 의약품 급여등재 여부에서 의료기기로 등재된 곳은 쇼그렌 증후군이나 중증질환 등에만 급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환자의 경중을 따질 수는 없겠으나 건강보험 재정은 세금과 보험료이다보니 급여 우선 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재용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환자의 부담을 완화시켜 주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처방받는 전체환자 중 70.4%가 노년층이었으며, 연량대가 높아질수록 처방 빈도가 늘어나는 이상 노인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성준 안과의사회 부회장은 대한의사협회 간담회에서 "히알루론산 제제가 비급여가 된다면 결국 약가가 높은 다른 약제사용이 증가하며 결과적으로는 건강보험재정 지출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심평원은 제약사의 이의신청을 받은 뒤 다시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